올 한해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성과는 단연 돋보인다./일러스트=뉴스1
올해 주식 시장은 동학개미로 시작해 동학개미로 끝났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계속된 정부의 저금리 기조 속 개인투자자들이 사상 최대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어서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의 매수 열기는 연말까지 이어졌다. 전날(29일)에는 개인들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총 2조5000억원어치 가까이 사들이며 일간 기준 역대 최대 순매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개인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이날 4921억원을 순매도하긴 했지만 이달 들어 3조원 이상을 순매수하면서 증시 상승세를 주도했다.

떨어지는 칼날 잡았던 개미… 연말까지 상승장 이끌었다
앞서 개인투자자들이 처음 두각을 나타냈던건 올해 3월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주식 시장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폭락장세가 펼쳐지자 개인투자자들은 저가매수 타이밍이라며 너도나도 뛰어들었다.

이후 개인은 11월(-2조7835억원)을 한달을 제외하고는 매달 순매수 랠리를 이어갔다. 올 한해 동안 국내 주식 시장에서 순매수 규모는 63조7373억원에 달한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개인들의 매도세가 강하게 나타나는 12월까지도 순매수 열기가 이어졌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연말까지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이어져온 이유에 대해 동학개미의 성격이 과거와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과거에는 고액자산가나 주식을 장기투자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던 반면 최근에는 신규로 주식거래를 시작한 소액 투자자들이 늘었다는 것.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초 코로나 국면 속 주가가 많이 빠졌던게 개인투자자들이 대규모로 유입하는 계기가 됐다"며 " 여기에 대출금리는 낮고 유동성은 풍부해지다보니 선순환 구조로 흘러갔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최근 주식 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과거와 성격이 일부 달라진 점이 있다"면서 "특히 12월 개인들의 순매도세가 이어진 가장 큰 원인은 대주주 요건이나 배당 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소규모 투자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올해 개미들 선택은 삼성전자… 당분간 순매수 분위기 이어질듯
그중에서도 올 한해 개인 투자자들의 장바구니에 가장 많이 담긴 것은 삼성전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개인은 지난 24일까지 삼성전자를 82조9669억원을 순매수했다. 순매수액 2위도 삼성전자우선주가 차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믿고 투자하는 삼성전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높은 신뢰도가 순위에 반영된 것 같다"며 "내년에도 전반적으로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지만 3월 공매도 재개 여부가 어떤 변화를 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