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만료 오리지널 의약품이 약가인하, 복제약 출시 등에도 불구하고 최근 5년간 실적이 크게 증가했다./사진=이미지투데이.

특허만료 오리지널 의약품들의 역주행이 매섭다. 고지혈증치료제 '리피토'와 '크레스토', 항혈전제 '플라빅스'도 역주행 대열에 합류했다. 특허만료 직후 매출이 반토막 났던 골관절염 진통소염제 '쎄레브렉스'도 옛명성을 되찾아 가는 분위기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사노피아벤티스의 '플라빅스'는 최근 5년간 실적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아이큐비아 데이터 기준 공급실적은 782억원으로, 2016년(577억원) 보다 35.43%나 늘었다.

플라빅스는 2010년까지만 해도 1000억원대 특급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맹위를 떨쳤지만 특허만료와 함께 하향세를 탔다. 반토막 난 약가, 100여 개에 달하는 복제약이 무더기 출시되면서 무한경쟁 체제에 돌입한데 따른 여파였다.


플라빅스는 2013년 최저 실적을 기록한 이후부터는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2017년 600억원대에 진입한데 이어 2019년에는 746억원까지 실적이 늘었다.

역시 1000억원대 대형 약물이었던 크레스토 역시 2014년 특허만료와 함께 하향세를 거듭하다, 2017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역주행 대열에 합류했다. 2016년(344억원) 대비 2020년(717억원) 공급실적은 10.96% 증가했다.

2015년 특허만료 악재를 맞았던 쎄레브렉스도 재기 가능성을 엿보였다. 2016년 326억원까지 떨어졌던 공급실적은 2019년 400억원선을 회복했다. 품절 이슈가 있었던 2020년에는 382억원으로 성장곡선이 꺾였지만, 안정적인 제품 공급이 이뤄진다면 올해는 실적 향상을 이어갈 전망이다.


특허만료 오리지널 의약품 역주행 원조는 화이자의 리피토다. 리피토는 2000년 후반 특허가 만료됐지만, 2010년 초반부터 가파른 성젱세를 타기 시작하더니 현재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의약품 타이틀까지 거며쥐었다.

화이자의 2020년 공급실적은 1415억원으로 2016년에 기록했던 1237억원 보다 14.42% 증가했다. 리피토는 '한국인 대상 임상시험'을 통해 시장 장악력을 높였다는 시장의 평가를 받고 있다.

리피토의 근거중심 마케팅과 함께 특허만료 의약품들의 실적 향상은 국내 대형 제약사들과의 공동 영업도 한몫했다. 쎄레브렉스는 제일약품이 지원군 역할을 했고 플라빅스는 동화약품, 크레스토는 대웅제약이 국내 영업을 돕고 있다.
지난해 11월 화이자 사업부문인 업존(Upjohn)과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마일란(Mylan) 결합으로 새로운 헬스케어 기업 비아트리스가 출범했으며, 리피토 포함 기존 한국화이자 20여종 브랜드 의약품(리피토, 노바스크, 리리카, 쎄레브렉스 등) 모두가 비아트리스 소속으로 변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