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당진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노조가 자회사 전환 등에 반대하며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 비정규직 노조의 불법점거와 불법집회로 당진공장 직원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당진공장 직원들은 현장을 피해 임시 공간에서 근무를 이어가고 있지만 업무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대규모 집회로 안전까지 위협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당진공장 직원들은 호소문을 통해 "현대제철 협력업체 직원들의 불법적인 사무실 점거로 20여일이 넘도록 정상적인 근무를 방해받고 있다"고 밝혔다.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은 지난달 23일 당진제철소 통제센터를 불법점거한 데 이어 이달까지 총 5차례 불법집회를 이어오고 있다. 현대제철은 노조 측을 상대로 업무방해 가처분 신청과 2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노조는 이날에도 6차 불법집회를 예고하고 있다. 

양측의 갈등의 현대제철의 자회사 설립에서 촉발됐다. 불법 파견 논란 등을 빚어온 현대제철은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정규직 모두를 100% 자회사 현대ITC 등 3개 회사에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조합원들은 자회사가 아닌 본사의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갈등이 커지고 있다. 

현대제철 당진공장 직원들은 노조의 잇따른 불법점거와 집회로 업무 차질을 빚고 있다고 호소했다. 노조가 점거한 통제센터는 에너지관제실과 유틸리티 관제실, 생산관제실 및 제철소 전체 PC 프로그램을 제어하는 서버실 등 중요 시설이 모아져 있는 곳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과 산업보건안전을 총괄하는 안전환경센터, 제철소 설비 이상 방지 정비센터를 담당하는 조직도 근무하고 있다. 통제센터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총 530여명이다. 

당진공장 직원들은 "현재 임시 사무공간을 마련해 원격으로 업무를 진행하고 있으나 원활한 업무진행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로 인해 추가근로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많은 직원들이 정신적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일부 직원들은 건강상의 문제를 호소하는 상태에 이르렀다"고 호소했다. 
충남 당진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앞에 본사의 직접 고용 등을 요구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현대제철
안전 문제도 크게 우려되고 있다. 통제센터는 가스설비, 전력설비를 관리하고 있어 언제든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2차, 3차로 연계돼 있는 중소 영세기업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집회는 1000여명이 모여 진행되고 있어 코로나19 확산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당진공장 직원들은 "통제센터를 점거하는 과정에서 직원들과 경비업체 직원들에게 집단적으로 폭력을 행사해 상해를 입혔고 건물 내 시설과 집기를 파손하고 있다"며 "협력업체 노조에 이러한 모든 불법행위들을 즉시 중단해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며 합리적으로 이 상황이 해결되어 하루 빨리 우리의 일터로 돌아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