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와 투기의 차이는 무엇일까?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면 투자는 ‘이익을 얻기 위해 어떤 일이나 사업에 자본을 대거나 시간이나 정성을 쏟음’을 의미하며 투기는 ‘기회를 틈타 큰 이익을 보려고 하는 일’을 의미한다. 즉 노력 없이 손쉽게 얻으려는 이익은 투기라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가격 변동성이 높은 곳은 투기적 요소를 가지고 있다. 주식시장도 마찬가지다.
가치투자의 아버지이자 워런 버핏의 스승인 벤저민 그레이엄은 그의 저서 <현명한 투자자>에서 “투자는 철저한 분석을 통해서 원금의 안전과 적절한 수익을 보장하는 행위이며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투기다”라고 투자와 투기를 정의했다.
주식시장의 투기적 요소를 가르켜 양떼효과(Herding Effect)라는 말이 자주 쓰인다. 무리에서 동떨어지거나 뒤쳐지는 것을 싫어하는 양떼처럼 집단 안에서의 맹목적인 추종 심리를 말한다. 이러한 양떼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곳이 주식시장이다. 투자자 스스로 충분한 조사과정을 거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을 따라 주식을 사고 파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기업에 대한 정량적, 정성적 분석을 통해 적정가치를 구할 수 있다면 시장분위기나 가격에 휘둘리지 않고 이성적 판단을 유지할 수 있다.
그레이엄은 1920년대 경제대공황 당시 전 재산의 5분의 4를 잃는 실패를 경험하면서 잃지 않는 투자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그는 원금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개념으로 ‘안전마진’(Margin of Safety)을 창안했다. 안전마진은 투자자가 실수를 하더라도 큰 손실로부터 보호해주는 치명타를 피할 수 있게 하는 쿠션과 같다. 그레이엄은 기업의 적정가치 보다 충분히 낮은 가격이어야만 적절한 안전마진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기업의 적정가치가 주당 1만원이고 안전마진을 20%로 둔다면 가격이 8000원 이하로 충분히 낮아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매수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안전마진 개념은 주식시장 불황기에 우량주를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주고 활황기에 부실주를 비싸게 살 위험을 줄여 방어적인 투자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투기에 나선 사람들은 리스크는 잊은 채 높은 수익을 기대하며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리곤 한다. 적절한 수익은 철저한 분석과 원금의 안전을 확보하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철저한 분석에 따라 기업의 적정가치를 구하고 여기에 안전마진까지 확보하면 적절한 수익을 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에서 적절한 성과를 내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하지만 위대한 성과를 내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특히 초보투자자라면 안전마진을 생각하면서 적절한 수익을 얻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
공짜 점심은 없다. 한번쯤 운이 따를 수 있지만 운이 계속되긴 어렵다. “월스트리트나 다른 어떤 곳에도 부자가 되는 쉽고 빠른 방법은 없다”라는 그레이엄의 말처럼 투자에는 이익을 얻기 위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나만의 투자원칙을 세우고 시장의 변동성 속에서도 투자원칙을 지키려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나는 철저한 분석을 하고 있는가? 안전마진을 확보하고 있는가? 과도하지 않은 적정한 이익을 추구하고 있는가? 한번 더 점검한다면 현명한 투자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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