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준 SK E&S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추형욱 대표이사 사장(오른쪽), 플러그파워 앤드류 J. 마시 CEO(최고경영자)가 6일 SK서린사옥에서 협약식을 가진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SK E&S
SK E&S가 미국의 수소에너지 선도 기업 '플러그파워'와 손잡고 본격적으로 아시아 수소시장 진출에 나선다.

SK E&S는 6일 서울 서린빌딩에서 플러그파워와 아시아 수소사업 공동 추진을 목적으로 하는 합작법인 설립 주주간 계약을 체결했다고 이날 밝혔다.

합작법인은 SK E&S가 51%, 플러그파워가 49%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게 된다. 2024년까지는 수소 연료전지와 수전해 설비 등 수소사업 핵심 설비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가 팩토리'와 '연구개발 센터'를 수도권에 건설하기로 했다.

여기서 생산되는 수전해 설비와 연료전지의 단가를 플러그파워의 기술력을 활용해 획기적으로 낮춰 국내 및 아시아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수전해 설비 시장은 현재 125MW(메가와트) 수준에서 2040년 490GW(기가와트)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해당 시설에서 생산될 고분자전해질형 연료전지는 높은 에너지 효율과 간단한 구조로 내구성이 뛰어나고 저온에서 작동하는 장점이 있어 수소차 및 발전소 등 다양한 분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특히 LNG(액화천연가스)·LPG(액화석유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연료전지와 달리 수소를 직접 주입하는 방식이라 전기와 열, 깨끗한 물만 생산되는 친환경 발전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플러그파워는 아마존 및 월마트에 자사의 수소 연료전지를 탑재한 지게차를 독점 공급하는 등 미국 내 수소 지게차 시장점유율 95%를 차지하고 있다. 합작법인은 이런 검증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와 아시아 수소 연료전지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수전해 설비를 국내에서 생산하고 이를 활용한 그린수소 상용화에도 앞장선다. 수전해 설비는 자연상태의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설비로 수소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등의 환경오염물질이 발생하지 않아 미래 친환경 수소 생산의 핵심으로 꼽힌다.

특히 플러그파워의 수전해 설비 기술은 기존 알카라인 수전해 방식보다 수전해 과정에 투입되는 공급전원 변동성의 영향을 덜 받아 신재생에너지가 가진 간헐성을 가장 잘 보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SK E&S 측은 기가 팩토리와 연구개발 센터를 통해 세계 최고의 수전해 기술 노하우가 국내에 축적된다면 수전해 설비의 국산화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합작법인은 향후 SK E&S가 생산하는 액화수소를 전국 100여개 충전소에 유통하는 역할도 담당한다. SK E&S는 미국 전역에 120개소의 액화수소 충전소를 운영 중인 플러그파워의 유통 노하우를 통해 국내 액화수소 유통 시장을 안정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추형욱 SK E&S 사장은 "이번 합작법인 설립은 플러그파워가 보유한 수소 관련 핵심기술을 기반으로 아시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SK E&S가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큰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