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S는 지난 26일 MZ세대가 ‘핼러윈데이’에 열광하는 원인에 대해서 인터뷰를 통해 알아보고 이를 분석해봤다. 사진은 핼러윈 데이인 지난해 10월31일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의 한 헌팅포차 앞에 시민들이 입장을 위해 대기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어린이 이벤트로 치러지던 핼러윈데이가 전 세계적으로 점차 확산돼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10월31일 악령이 해를 끼치지 못하게 자신도 악령으로 변장하고 즐기는 축제인 핼러윈데이가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주된 문화로 자리잡은 것이다. 10월 중순 쯤이면 '핼러윈'을 맞이하는 이벤트가 곳곳에서 쏟아진다. 놀이공원에서는 매년 핼러윈 축제를 시작한다. 이때쯤에는 코스튬을 입고 오거나 호러 분장을 하고 핼러윈을 한껏 즐기러 오는 MZ세대를 쉽게 볼 수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도 MZ세대를 겨냥한 이색음료를 판매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한다.
기성세대와 달리 MZ세대는 코스프레는 물론, 핼러윈데이하면 떠오르는 상징물을 구매하며 이날을 즐긴다. 핼러윈 분장을 한 자신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서로 공유하기도 한다.
머니S는 MZ세대가 핼러윈데이에 열광하는 이유를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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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이 되면 SNS엔 호박물결"… MZ세대에게 물었다━
지난 28일 핼러윈데이 소품을 파는 종로 한 매장의 모습. /사진=김유림 기자
MZ세대는 핼러윈데이를 기다리는 이유 중 하나로 '잦은 노출'을 꼽았다. 직장인 이모씨(25·여)는 "고등학교 때 핼러윈데이가 되면 길거리에서 사탕을 나눠주는 사람들이 있었다"며 "어릴 때부터 호박, 유령과 같은 소품들을 많이 접해서 그런지 크리스마스와 비슷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핼러윈과 관련된 것들이 자주 노출되면서 1년에 한번 사람들이 특별한 이벤트를 하는 기념일로 인식하게 된 것이다.
SNS를 통한 핼러윈데이의 시각적 홍보도 한몫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직장인 최모씨(30·남)는 "10월이 되면 핼러윈에 대한 게시글이 SNS에 넘쳐난다"며 "특히 요즘엔 코로나19 때문에 홈파티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게시글이 많이 보인다"고 답했다.
MZ세대는 SNS을 통해 핼러윈데이를 각자의 방식으로 다양하게 즐기는 모습을 공유한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대학생 김모씨(22·여)는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홍보에 활용한 게 큰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특히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에 나오는 트레이닝복을 구매하겠다는 사람들이 SNS에 넘쳐난다”고 전했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MZ세대에게 SNS을 통한 핼러윈 홍보는 매년 10월31일을 더욱 특별한 날로 여기게 만든다.
MZ세대에게 '핼러윈데이'는 일상의 탈출구와 같은 역할도 한다. 대학생 조모씨(26·남)는 "사실 핼러윈은 공휴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 특별하다"며 "일상과 다를 게 없지만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예기치 않은 이벤트를 만들어내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황모씨(23·여)는 "현실에는 제약이 너무 많다"며 "하지만 핼러윈데이엔 눈치 보지 않고 과하게 꾸며도 된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핼러윈데이가 꽉 막힌 일상에서 잠시나마 벗어나게 해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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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으로 만들어진 문화적 아이콘… #핼러윈데이 #코스프레━
MZ세대는 잦은 시각적인 노출과 일탈 욕구 해소 등의 이유로 핼러윈데이를 즐겨 자신들의 문화를 형성해왔다. 사진은 핼러윈데이를 하루 앞둔 지난해 10월30일 광주 서구 치평동 일대에 핼러윈을 즐기기 위한 인파로 북적이는 모습. /사진=뉴스1
MZ세대는 온·오프라인을 통해 끊임없이 '핼러윈'을 접한다. 거리에서 봤던 소품들을 이젠 직접 구매해 채험한다. SNS를 통해 코스프레한 사진과 함께 해시태그를 걸어 '핼러윈 문화' 참여를 인증하기도 한다.또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자유를 얻고자 하는 MZ세대는 평소 입지 못했던 화려한 의상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면서 일탈 욕구를 해소한다. 이 같은 행위들이 모여 이들만의 '밈(meme)'이 형성된다. 밈이란 커뮤니티 또는 SNS까지 퍼져나간 여러 2차 창작물이나 패러디물을 말한다.
김재우 전북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MZ세대가 핼러윈데이에 열광하는 이유와 관련해 "핼러윈은 일종의 돈이 되는 시장이 안정적으로 형성된 경우"라며 "기업을 중심으로 젊은층을 타깃으로 하는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이를 젊은이들이 계속 접하면서 그들만의 '밈'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지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MZ세대의 핼러윈 문화를 이어갈 수 있는 온라인 행사도 개발됐다"며 "이런 요인들이 결합해서 핼러윈데이가 그들의 문화적 아이콘이 됐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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