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화학 업계가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이미지투데이
석유화학 업계가 순환경제 트렌드에 발맞춰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에 나선다. 플라스틱으로 운동화·에코백 등 패션제품을 만드는가 하면 인공지능(AI) 로봇을 활용해 분리수거를 돕는 친환경 수거 스테이션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SK지오센트릭 등 주요 정유화학 기업들이 폐플라스틱 수요가 늘어날 것을 대비해 재활용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연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폐플라스틱 관리 시장은 지난해 345억6412만달러(약 41조967억원)에서 연평균 3.05% 성장해 오는 2024년 378억6000만달러(약 45조155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화학 업계는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각자의 방법으로 노력하고 있다. LG화학은 화학적 방법을 이용한 플라스틱 순환경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오는 2024년 1분기까지 연산 2만톤 규모의 초임계 열분해유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열분해유는 사용된 플라스틱에서 추출할 수 있는 재생 연료로 새로운 플라스틱을 생산할 때 사용된다. 액체의 용해성과 기체의 확산성을 모두 지닌 특수 열원을 이용해 폐플라스틱을 분해하는 기술도 도입할 방침이다.


롯데케미칼은 ‘프로젝트 루프’ 사업의 일환으로 벤처기업과 협업해 폐플라스틱을 패션 제품으로 만들고 있다. 운동화에는 500ml 페트병 6개 분량이 원료로 투입된다. 에코백은 500ml 페트병 10개, 가방은 30개 분량이 사용된다. 롯데케미칼은 폐플라스틱 제품 판매를 오는 2030년까지 100만톤 규모로 확대할 방침이다.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재활용하는 C-rPET 기술을 도입해 오는 2030년까지 연간 34만톤 규모의 재활용 플라스틱을 생산할 계획도 있다.

한화솔루션은 내구성이 좋은 폴리에틸렌과 분해가 잘 되는 옥수수 전분을 섞어 분해가 잘 되는 친환경 플라스틱을 제조하고자 한다. 현재 기술 개발 단계로 구체적인 상용화 시기는 예정되지 않았으나 연구가 완료되고 정부 허가가 나오는 대로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폐플라스틱을 원유로 만드는 사업과 해양 미세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수 조건에서 분해가 잘 되는 플라스틱도 개발할 방침이다.

SK지오센트릭는 경기 화성시와 벤처기업 수퍼빈과 함께 손을 맞잡고 재활용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돕는 친환경 수거 스테이션을 구축한다. 수거 스테이션에는 로봇 ‘네프론’이 사용된다. 네프론은 페트병·캔 등을 자동 선별·처리할 수 있는 로봇으로 AI가 적용돼 재활용이 어려운 쓰레기를 구분할 수 있다. 로봇이 수거할 수 없는 폐플라스틱은 열분해·해중합·고순도 폴리프로필렌 추출 등 3대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이용해 처리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 산업이 환경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각 회사마다 이를 바로 잡기 위해 친환경 사업을 도입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에 나서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