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증가 등 이유로 대형건설업체가 저조한 실적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1분기 기업 실적을 발표한 대형건설업체들이 저조한 수익성을 보였다. 물가 상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건설공사현장 자재 비용이 급상승하며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시공능력평가(시평) 2위 현대건설은 올 1분기 매출 4조1453억원, 영업이익 1715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각각 0.1%, 14.6%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률은 4.1%를 기록했다. 회사 측은 대형 현장 매출이 하반기 집중돼 올 2분기부터 해외 현장 공정이 본격화되면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평 3위 GS건설은 1분기 매출은 2조3759억원으로 17.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535억원을 기록해 13.1%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6.5%를 기록했다. GS건설은 선착공 물량이 약 1만가구에 달해 원가율 산정이 지연됐기 때문이라고 실적 하락 이유를 설명했다.


시평 5위 대우건설도 올 1분기 매출 2조2495억원, 영업이익 2213억원을 기록해 영업이익률이 9.8%를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6.0%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5% 감소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주택·건축 원가율 개선과 해외 플랜트 현장 준공으로 이익이 일시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기저효과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올 1월 매출 7317억원, 영업이익 680억원을 기록해 영업이익률 9.3%를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5.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2.5% 급감했다. 당기순이익은 475억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48.1% 감소했다. 지난해와 올해 광주광역시에서 잇따라 발생한 아파트 공사현장 붕괴사고와 관련해 손실 등이 결정된 사항이 없어, 1분기에 추가로 반영된 비용은 없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주주 제안을 받아들여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작성하고 인터넷 홈페이지와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하는 등 고객, 주주의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1분기 실적을 아직 공시하지 않은 DL이앤씨 역시 금융투자업계에선 영업이익 감소를 전망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물가 인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가격 폭등이 계속됨에 따라 공사비 증가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2분기엔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1위 삼성물산은 실적이 좋았다. 삼성물산의 1분기 매출은 10조439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3.2% 늘었고 영업이익은 5416억원으로 같은 기간 79.0% 증가했다. 건설부문만 보면 매출 3조190억원, 영업이익 155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8.8%, 14.8%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