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월 시중에 풀린 통화량이 한달전보다 4조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오만원권 지폐를 살펴보는 모습./사진=뉴스1
올 3월 시중에 풀린 통화량이 한달전보다 4조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과 비교해 통화량이 줄어든 것은 2018년 9월 이후 3년6개만에 처음이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과 11월에 이어 올 1월과 4월 등 4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지속적으로 인상하면서 투자자들이 머니마켓펀드(MMF) 등 채권형 펀드에서 돈을 빼 시중 통화량에 집계되지 않는 정기 예·적금 등으로 자금을 옮긴 영향으로 풀이된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3월중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3월 시중 통화량(계절조정·평잔)은 광의통화(M2) 기준 3658조5000억원으로 전월보다 4조1000억원(0.1%) 감소했다.


M2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등 협의통화(M1)에 머니마켓펀드(MMF), 2년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등 금융상품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통화 지표를 말한다.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성 자금을 의미한다.

시중 통화량이 전월대비 감소한 것은 2018년 9월(2조3000억원 감소) 이후 3년6개월만에 처음이다. 앞서 시중 통화량은 지난해 4월 처음으로 3000조원을 돌파한 뒤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매월 사상 최대치를 경신해왔다.

하지만 올 3월 시중 통화량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금리 이상으로 금전신탁, MMF의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시중 자금이 M2로 집계되지 않는 2년 이상 예·적금 등으로 이동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 3월 MMF와 금전신탁 잔액은 전월대비 각각 8조9000억원, 10조5000억원 줄었다. 반면 2년 미만 정기예적금은 8조2000억 급증했다. 수익증권도 5조6000억 늘었다.

경제주체별로 살펴보면 가계와 비영리단체 통화량은 전월대비 15조2000억원 늘어난 1780조원으로 집계됐다.

기업 부문의 통화량은 중소기업 대출 증가로 인해 전월대비 12조1000억원 늘어난 1087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기타 금융기관의 통화량은 MMF자금이 빠지면서 전월보다 23조3000억원 감소한 610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단기자금 지표인 M1은 1358조9000억원으로 전월대비 5조6000억원 늘었다. 이는 3개월 연속 증가세다. M1은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해 높은 수익률을 따라 움직이기 쉬운 자금을 의미한다.

한은 관계자는 "대출 규제와 금리 상승으로 가계대출이 억제되면서 통화량이 줄어드는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