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당분간 10만원대 회복은 힘들까요?" 개인투자자(개미)들의 곡소리가 연일 커지고 있다. 국내·외 증시가 휘청이는 가운데 국내 대표 성장주이자 개인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 역시 곤두박질치면서다. 두 종목은 삼성전자에 이어 올해(5월 24일 기준)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종목 2·3위에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올 초부터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음에도 개인투자자들은 '저가 매수 타이밍'이라는 판단 아래 '사자' 행렬을 이어왔다. 하지만 최근엔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마저도 점차 약해지고 있는 모양새다. 믿었던 '국민주'에 발등 찍혔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지난 4월 한 달 동안 네이버는 15.86%(종가 기준) 급락하며 34만원대에서 28만원대로 주저 앉았다. 카카오는 15.59% 떨어지며 10만6000원대에서 8만9000원대까지 내렸다. 이때까지만 해도 개인투자자들은 두 종목에 대한 충성심을 거두지 않았다. 이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네이버를 각각 4171억원, 4503억원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8330억원을 순매수, 외국인과 기관이 판 물량을 그대로 받아냈다. 카카오도 마찬가지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67억원, 3509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은 4140억원을 사들였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약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알파벳 아마존 넷플릭스 등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의 부진한 실적을 발표 등 악재가 거듭하며 성장주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쪼그라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저조한 실적은 주가 약세에 더욱 불을 지폈다. 네이버의 올 1분기 실적은 '어닝 쇼크'로 평가됐다. 매출 1조8452억원, 영업이익 301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컨센서스(증권가 실적 전망치 평균)는 매출 1조8800억원, 영업이익 3416억원으로 각각 집계된 바 있다. 카카오의 매출은 1조6517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5% 줄었다. 5년 간 이어온 분기 매출 성장세가 멈춘 것이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48.8% 증가한 1587억원으로 집계됐으나 전년 대비로는 0.7%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주가 하방 압력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분위기에 급기야 개인들까지도 물량을 던지고 있다. 지난 5월 9일부터 20일까지 10거래일 동안 개인투자자는 네이버와 카카오를 각각 352억원, 73억원 내다 팔았다. 카카오의 경우 5월 셋째 주만 떼어놓고 보면 635억원을 순매도했다. 5월 들어(5월 24일 기준) 네이버와 카카오의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종목 순위는 각각 5위, 4위로 떨어졌다.

올 1분기 실적 발표를 전후로 다수 증권사들은 잇따라 네이버와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향후 콘텐츠 글로벌 진출과 성과에 주목하며 점차적인 실적 개선 가능성도 점쳤지만 가파른 주가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실었다. 높은 대외 불확실성 속 돌아선 개인투자자들의 투심 회복을 위해 보다 경쟁력 있는 상승 모멘텀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