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1~5월 누적 무역적자가 78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 사진=뉴시스 하경민 기자
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의 무역수지는 17억1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두 달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수출액이 615억2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1.3% 늘었지만 수입액이 이보다 약 17억달러 많은 632억2000만달러를 기록한 탓이다.
올해 들어 누적된 무역수지 적자는 약 78억5000만달러인 것으로 집계됐다. 원유·가스 등 에너지 수입액이 수입 증가세를 주도하며 무역적자 발생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산업부의 설명이다.
지난달 원유 수입액은 88억8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35% 급등했다. 가스와 석탄 가격도 각각 31억달러와 27억8000만달러로 1년 전에 비해 13.2%, 19.4%씩 올랐다.
이들 3대 에너지원의 수입액 총 합은 147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5월 수입액(80억달러)을 60억달러 이상 상회하는 수준이다. 특히 석탄의 경우 유례없는 수준의 가격대를 기록하며 월 석탄 최고 수입액을 기록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국제유가를 비롯한 에너지가격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두바이유, 브렌트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등의 가격은 지난 3월 배럴당 130달러대까지 올랐다가 하락했지만 여전히 100~11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31일에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12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한국은 재생에너지 자체 생산분을 제외한 에너지 공급량의 93%를 해외에 의존한다. 에너지 원자재 가격 강세가 계속될 경우 수입액이 증가하며 무역적자가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한국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원재료 수입물가가 1%포인트 상승하면 무역수지는 분기 기준으로 7200만달러 악화된다.
문제는 뾰족한 대응책이 없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자원이 없어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른 영향을 직격으로 받을 수밖에 없다"며 "수입선 다변화나 관세율 인하 등의 조치 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정부 차원에서 해외 자원개발 등의 대책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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