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 비대위원장이 18일 만에 침묵을 깨고 민주당을 향해 "팬덤의 길이 아닌 개혁의 길로 들어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사진은 박 전 위원장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대위 총사퇴를 발표한 후 국회를 떠나는 모습. /사진=뉴시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 비대위원장이 18일 만에 침묵을 깨고 민주당을 향해 "팬덤의 길이 아닌 개혁의 길로 들어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전 위원장은 20일 오전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혁신의 길을 선택하길 바란다"며 글을 올렸다.

그는 "지금 민주당 앞에는 두 갈래 길이 있는데 하나는 동지의 잘못을 처벌하고 국민께 다가가는 혁신의 길 또 하나는 동지를 감싸주고 국민께 버림받는 팬덤의 길"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날 최강욱 민주당의원에 대한 윤리심판원의 결정에 따라 민주당이 어느 길로 갈지 결정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또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 의원의 성희롱 발언과 동료 의원들의 은폐 시도·2차 가해까지 모두 합당한 징계를 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이는 본인의 약속이 아닌 "민주당의 약속"이라고 지적했다.

박 전 위원장은 "최 의원이 윤리심판원 출석을 미루며 징계 처리도 미뤄졌고 내가 비상 징계를 요구했지만 당은 수용하지 않았다"며 "결국 선거 뒤로 징계를 미뤘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이 약속을 지키는 날"이라며 "민주당의 혁신은 '약속을 지키는 민주당'으로 시작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징계에 그치거나 징계 자체를 또 미루고 은폐 시도나 2차 가해를 빼고 처벌한다면 국민들은 민주당의 어떤 반성과 쇄신 약속도 믿지 않을 것"이라며 우려했다. 이어 "최 의원은 거짓과 은폐와 2차 가해로 당을 위기에 몰아넣었다"며 "권력을 쥔 다수파라는 오만과 범죄를 저질러도 감싸주는 방탄 팬덤에 빠져 반성하고 거듭나라는 국민의 뜻을 외면하고 선거 참패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최 의원의 책임이 결코 적지 않다"며 "무거운 처벌을 내리고 민주당이 국민이 원하는 혁신의 길로 들어섰다는 것을 확실히 증명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앞서 박 전 위원장은 지난 2일 지방선거 참패를 인정하며 "저부터 반성하고 책임지겠다"며 비대위원장을 사퇴했다.

최 의원은 소위 '짤짤이' 논란과 성적 발언·외모 품평 등의 의혹을 받아 윤리심판원에 회부됐다. 그는 지난달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의 온라인 화상회의에서 김남국 의원이 화면에 모습을 보이지 않자 성적인 행위를 뜻하는 은어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또 최 의원이 검찰개혁법 처리를 위한 법사위 안건조정위원회 회의 대기 중 동료 의원에게 성적인 발언을 하고 여성 보좌진의 외모를 품평하고 비하했다는 의혹도 함께 제기됐다.

최 의원 측은 "화면이 꺼져 있고 목소리만 나오자 왜 안 나오냐며 학교 다닐 때처럼 '짤짤이'(주먹에 동전을 넣고 하는 노름)를 하는 것이냐는 식의 농담이 있었다"며 성희롱은 '오해'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당시 박 전 위원장은 이를 받아 들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