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을 두고 인터넷전문은행과 시중은행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하나은행 창구 모습./사진=뉴스1
금리 인상기에 주식과 암호화폐(코인) 등 자산시장이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섰던 대출자자들이 대출 상환에 나서는 반면 생활비 등이 필요한 중·저신용자 대출 수요가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의 가계대출 잔액은 39조3263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말(33조4829억원)과 비교하면 6개월동안 5조8434억원 늘어난 수치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카카오뱅크는 26조8163억원, 케이뱅크가 8조7300억원이다. 토스뱅크의 총 여신 규모는 4조2000억원으로 이중 90%가 가계대출로 추정되는만큼 회사의 가계대출 잔액은 3조78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이 올들어 6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는 모습과 대조된다.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99조6521억원으로 지난해 8월 약 10개월 만에 700조원을 하회했다. 이들 은행의 가계대출은 올 1월부터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면서 6개월동안 9조4008억원 줄었다.
고신용자 대출을 주로 취급하는 시중은행의 경우 자산시장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빚 상환액이 늘어난 반면 인터넷은행은 중·저신용자 비중을 확대하는만큼 이들의 대출 수요는 계속 커진 결과로 해석된다.
실제로 인터넷은행 3사는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지난 3월말 기준 케이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은 20.2%로 전분기말(16.6%)보다 3.6%포인트 확대됐다.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는 같은 기간 각각 19.9%, 31.4%로 2.9%포인트, 7.5%포인트씩 상승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지난해 인터넷은행에게 중금리 대출 확대를 요청함에 따라 이들이 중·저신용자 대출을 공격적으로 확대해 가계대출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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