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그룹 계열사가 최근 잇따라 HMM 지분을 사들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HMM
SM그룹의 해운 계열사 SM상선이 HMM 지분을 잇따라 사들이고 있다. SM상선은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밝혔지만 해운업계에서는 향후 인수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M상선은 지난달 30일 1000억원을 투자해 HMM 주식 377만3585주를 매입했다. SM상선의 HMM 지분율은 3.37%에서 4%로 상승했다.

SM상선을 비롯한 SM그룹 계열사들은 최근 잇따라 HMM 지분을 사들이고 있다. SM그룹은 지난달 20일 SM상선과 우오현 SM그룹 회장 등 특별관계자 18인이 350억원 들여 HMM 주식을 추가 매수해 총 지분 5.52%(2699만 7916주)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HMM 주식 보유 현황을 보면 SM상선이 1647만7790주(3.37%)로 가장 많았다. 대한상선(235만5221주·0.48%), SM하이플러스(203만8978주·0.42%), 우방(109만 2315주·0.22%), STX건설(105만 6000주·0.22%), 대한해운(71만5000주·0.15%), 삼환기업(79만주·0.14%), 티케이케미칼(44만437주·0.09%), 삼라(32만8269주·0.07%), SM인더스트리(18만5209주·0.04%), 동아건설산업(16만8000주·0.03%), 경남기업(11만2934주·0.02%) 등 다른 SM그룹 계열사도 HMM 주식을 매입했다.

우오현 SM그룹 회장도 381억원을 들여 HMM 주식 128만7300주를 사들였다. 우 회장의 장남 우기원 우방 전무도 5000주를 2억원에 매입했다. 이에 따라 SM그룹은 HMM의 3대 주주에 올라서게 됐다.

SM상선은 '단순 투자'라고 밝혔지만 해운업계에서는 HMM 인수를 위한 준비라는 시각을 내놓는다. SM그룹은 유동성 위기에 빠진 회생기업을 인수해 사세를 키워왔다. 우 회장은 2005년 건전지 제조업체 벡셀을 시작으로 경남모직, 남선알미늄, 티케이케미칼 등을 줄줄이 인수했다.


2013년에는 당시 업계 4위 대한해운을 인수하면서 해운업에 발을 디뎠고 2016년 벌크전용선사 삼선로직스, 한진해운의 미주노선을 인수해 SM상선을 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해운사업은 SM그룹의 캐시카우"라며 "우 회장이 HMM 인수를 위한 장기적인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