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이 녹으로 뒤덮여 열악한 상태라는 내용의 기밀 보고서가 유출됐다. 사진은 프랑스 세느 강에서 바라본 에펠탑 모습. /사진=로이터 사진은 세느 강에서 찍힌 에펠탑의 모습 /사진=로이터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는 프랑스 매체 마리안느의 보도를 인용해 에펠탑 관련 기밀보고서 내용을 전했다. 보고서는 '에펠탑 운영공사(SETE)가 오는 2024 파리하계올림픽 준비를 이유로 외관에만 지나치게 신경쓰고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마리안느는 이날 익명의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에펠탑의 현 상태는 형편없다"며 "먼지와 녹으로 뒤덮였다"고 전했다. 이어 "수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줄곧 제기됐으나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익명의 관계자는 "귀스타브 에펠이 현 에펠탑을 본다면 그는 심장마비로 쓰러질 것"이라며 심각성을 전했다.
귀스타브 에펠은 에펠탑을 시공·건축한 인물이다. 에펠은 "녹을 제거해 건물의 지속성을 유지하는 방법은 도색"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에펠탑은 오는 파리올림픽을 위해 무려 20차례나 도색을 하는 등 총 6000만유로(약 814억2120만원)를 들여 단장에 나섰다. 그러나 에펠탑 유지·보수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는 소식도 들리고 있다. SETE 등 에펠탑 관리당국은 당초 약 30% 부분의 녹을 벗겨내고 새로 두 겹의 페인트를 칠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로 현재 해당 작업은 연기된 상태다. 당국은 기존 목표치인 30%를 5%로 대폭 하향 수정했다.
도색이 에펠탑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마리안느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도색 작업은 외관 개조에 불과하며 결과는 한탄스러울 것"이라며 "기존 도색을 완전히 벗겨내 지속적인 수리와 도색 작업이 병행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SETE의 계획 변경에는 수익 감소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매년 6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에펠탑은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던 지난 2020년 관광객 감소로 5200만유로(약 705억9208만원)의 손실을 입었다. 이에 근원적으로 새로운 유지/보수 방법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0년과 2014년 그리고 2016년에는 "새로운 유지 정책이 필요하다" "에펠탑에서 884개의 결함이 발견됐다" 등의 보고서가 발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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