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박정천 노동당 비서 겸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1일 심야 담화에서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을 향해 '특수한 수단들'을 언급하며 무력도발을 시사했다. 사진은 지난 4월25일 북한 열병식에 참석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운데)를 비롯한 박 비서(왼쪽)와 리병철 노동당 비서 겸 정치국 상무위원. /사진=뉴스1
북한이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을 향해 '강화된 조치'로 무력도발을 예고한 가운데 이번엔 '특수한 수단들'을 언급하며 경고했다.
박정천 북한 노동당 비서 겸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1일 밤늦게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미국과 남조선이 우리에 대한 무력사용을 기도한다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무력의 특수한 수단들'은 부과된 자기의 전략적 사명을 지체 없이 실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과 남조선은 가공할 사건에 직면하고 사상 가장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비서가 언급한 '무력의 특수한 수단들'은 핵미사일 발사 훈련을 진행한 전술핵운용부대의 탄도미사일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 9월8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핵무력정책 법령을 채택하며 '핵무력의 사명'을 언급하기도 했다.


박 비서는 오는 4일까지 진행하는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과 관련해 "동원된 전투기 대수와 훈련 규모를 보나 지난 1990년대 초 이라크를 침략할 때 사용한 작전명인 '데저트 스톰'의 명칭을 본뜬 것에서나 이는 철저히 우리 공화국을 겨냥한 침략적이고 도발적인 군사 훈련"이라며 "대단히 재미없는 징조"라고 비판했다.

그는 "조선반도(한반도)는 다른 지역처럼 미국의 군사적 허세가 마음대로 통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미국과 남조선의 무분별한 군사적 준동으로 조성된 조선반도의 현 불안정 상황을 엄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비서는 "더 이상 군사적 객기와 도발을 용납할 수 없다"며 "지금의 상황에서 이것을 단지 위협성 경고로 받아들인다면 그것부터가 큰 실수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전했다.

북한의 무력도발 예고는 이번 박 비서의 심야 담화를 포함해 벌써 두 번째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달 31일 대변인 담화에서 '비질런트 스톰'과 관련해 '강화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위협해왔다. 외무성은 "우리는 외부의 군사적 위협으로부터 국가의 자주권을 비롯한 인민의 안전과 영토완정을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들을 이행할 준비가 돼 있다"며 "미국이 계속 엄중한 군사적 도발을 가해오는 경우 보다 강화된 다음 단계 조치를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외무성은 "지난달 17일부터 28일까지 남조선 전역에서 대규모 야외기동 훈련인 '호국'연습이 진행된 데 이어 불과 며칠 만에 또다시 역대 최대 규모의 미국남조선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이 시작됐다"며 "미국과 남조선의 지속적인 무모한 군사적 움직임으로 하여 조선반도와 주변지역 정세는 또다시 엄중한 강대강 대결 국면에 들어섰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