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카드사들이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자금조달 부담이 늘어나면서 무이자 할부 혜택을 축소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내년부터 수십만원의 연회비를 내는 '큰손' 고객의 혜택까지 줄이며 본격적인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내달 2일부터 '프리미엄 리워즈' 서비스 중 '무이자 할부' 개월 수를 변경한다. 변경 전 무이자할부 개월 수는 등급에 따라 ▲티타늄 2~6개월 ▲플래티늄 2~5개월 ▲골드 2~4개월이지만 내년부터는 ▲티타늄 2~4개월 ▲플래티늄 2~4개월 ▲골드 2~3개월로 최대 2개월 줄어든다.

특히 삼성카드는 올해 1월 플래티늄의 무이자 할부 개월 수를 2~4개월에서 2~5개월로 1개월 확대했는데 1년만에 할부 개월 수를 조정하게 됐다.


삼성카드 '프리미엄 리워즈'는 '더 O V2'(연회비 60만원), '더 1'(연회비 20만원) 등 프리미엄 카드 고객을 대상으로 이용금액, 대상 카드 보유 여부, 이용 기간, 신용도, 기타 내부기준 등 심사를 거쳐 '특별 회원'으로 선정된 이들에게 제공되는 혜택이다.

주요 혜택은 무이자 할부, 캐시백으로 프리미엄 회원 한정 전용 이벤트 및 초청, 호텔·뷰티·면세점 분야 등에서의 혜택 등이 추가로 제공된다. 고객은 매년 1월, 7월 두 번 심사를 통해 선정되는데 삼성카드는 내년 회원 발표에 앞서 할부 개월 수를 사전 공지한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들은 최근 무이자 할부 혜택을 축소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온라인결제 업종과 손해보험 등에 제공하던 6개월 무이자 할부를 3개월로 축소했고 현대카드는 4대 보험료에 제공하던 무이자 할부 기간을 최장 7개월에서 3개월로 줄였다. 우리카드 역시 백화점·대형마트 관련 결제에 최대 12개월까지 제공하던 무이자 할부를 2~3개월로 축소했다.


이는 기준금리 인상에 자금조달 부담이 늘었고 채권시장 경색이 이어지면서 선제적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를 발행해 자금을 확보하는데 금리가 급등하면서 상황이 녹록지 않아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여전채(AA+·3년물) 금리는 5%대 후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초엔 2%대에 머물렀지만 3배 가까이 급등한 상황이다. 지난달 7일 6.088%까지 치솟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국기업평가는 카드사들이 내년 부담해야 하는 이자 비용만 1조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10월말 기준 7개 카드사의 차입부채 잔액은 약 97조원으로 2023년말까지 37%, 2024년말까지 63%가량 만기가 도래해 불어난 차환 규모도 골칫거리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자금조달 부담이 커지면서 혜택 축소가 불가피해진 상황"이라며 "앞으로 성장 보다 생존에 맞춰 허리띠 졸라매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