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가 도심에서 불법 도박장을 운영해 15억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챙긴 조직폭력배 일당을 검거했다. 사진은 해당 불법 도박장에서 사용된 배팅칩. /사진=부산경찰청 제공
손님이 딴 칩을 현금으로 환전해주는 등 불법 도박장을 홀덤펍으로 위장 운영한 조직폭력배 일당이 검거됐다.
12일 뉴시스에 따르면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조직폭력배 A씨 등 10명을 도박장 개설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불법 도박장 운영을 통해 15억원 상당의 부당 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부산 북구의 한 홀덤펍에서 '텍사스 홀덤' 게임을 진행하며 범행을 저질렀다. 손님이 획득한 칩을 현금화해주는 수법으로 부당 이득을 챙겼다. 텍사스 홀덤은 개인별로 2장의 카드를 갖고 나머지 5장의 공통 카드로 족보를 완성하는 게임이다.


홀덤펍에서 카드게임을 즐기는 것은 합법이다. 다만 제공된 칩을 현금이나 상품권 등 재산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환전하면 도박죄가 성립된다. 이들은 한 게임당 손님들이 베팅한 칩의 10%를 딜러가 공제하고 나머지 칩은 승자가 모두 가져가는 방법으로 도박장을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B씨 등 14명을 도박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뉴시스에 "도박에 참여한 손님 100여명을 추적 중"이라며 "이들 대부분이 20~30대"라고 말했다. 이어 "홀덤펍은 카드게임을 즐기며 술을 마시는 형태의 주점으로 지난 2021~2022년 부산 시내에 많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번 수사는 도심 불법 도박장 첩보를 입수한 뒤 시작됐다. 경찰은 조직폭력배 일당이 도심에서 불법 도박장을 운영하고 그 수익금을 조직 운영에 사용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이후 경찰은 도박·환전 영상 자료와 공동 운영자의 자백을 토대로 현장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또 CCTV 영상 등 추가 증거를 확보해 운영진을 현장에서 검거했다. 범행에 사용된 계좌 입출금 거래내역도 밝혀졌다. 경찰은 범죄 수익금 약 15억원을 특정한 뒤 전세계약서와 차량, 통장 등 2억4000만원 상당을 추징 보전했다고 밝혔다.

최해영 부산경찰청 계장은 "최근 정상 홀덤펍을 위장한 불법 도박장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다"며 "홀덤펍 영업 자체는 적법이지만 칩을 재산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환전하는 순간 도박죄로 처벌받을 수 있으니 시민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