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시상식을 열었다./사진=KDB생명
9년째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KDB생명이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4박 5일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2023 연도대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국내에서 시상식을 개최한 후 우수 설계사들을 대상으로 해외로 여행을 보내는 다른 생명보험사들과 다른 모습이다.
21일 KDB생명에 따르면 이번 시상식에는 최철웅 대표와 수상자 및 그 가족, 임직원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영업 실적과 영업 효율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설계사와 지점장을 비롯한 약 50여명의 우수 영업인을 선정했다. 2023 연도대상 최고의 영예인 챔피언, 'FC 부문'은 영남지역본부 동대구지점 정지용 전무대우 FC가, '지점장 부문'은 영남지역본부 서면지점 조해영 지점장이 각각 수상했다. 이번 행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 이후 3년 만에 대면행사로 진행됐다.

현재 KDB생명은 매각 수순을 밟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KDB칸서스밸류PEF(KCV PEF)는 KDB생명 매각을 위해 유수의 복수 자문사를 선임해 실사 등 매각 준비작업을 진행 중이다. KDB생명은 지난 2010년 산업은행이 금호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인수한 금호생명이 모태다. 이후 산업은행은 1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했지만 경영 상황은 계속 악화했다.


2014년부터는 여러 차례 매각을 추진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산업은행에게 있어선 10년 넘게 애물단지로 여겨지고 있는 셈이다.

거래구조는 KCV PEF 등이 보유한 KDB생명 지분 92.7% 전량 매각을 기본으로 한다. KDB생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수자의 자본확충(신주인수 등)을 포함해 인수자 측과 유연하게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공개경쟁 입찰에 앞서 진행한 사전 인수의향 조사에서 캑터스PE 등 두 곳이 KDB생명 인수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주간사는 삼일회계법인이며 재무는 한영회계법인, 법률은 법무법인 광장 등이 담당한다. 매각과 관련한 일정은 시장 상황, 잠재인수자와 협상 등에 따라 유동적이다. 올해 1분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해 2분기 거래종결을 목표로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문제는 KDB생명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장기 수익성에 부정적인 저축성 보험을 지나치게 많이 판매한 게 가장 큰 걸림돌이다. 올해 2억달러 규모의 영구채 조기상환일이 돌아온다는 점도 부담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우수 설계사들을 해외 연수 보내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라며 "시상식 자체를 해외에서 여는 것은 상징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