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에 농악이 중국 조선족 민속 무용 형식 중 하나로 소개된 것에 대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문화 침탈"이라고 지적했다. 사진은 농악 관련 사진(위)과 바이두에 게재된 농악에 대한 설명. /사진=서경덕 교수 페이스북
23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농악'은 농부들이 농사를 지을 때 행해지던 우리 고유의 전통 음악"이라며 이와 관현한 글을 게재했다.
서 교수는 "우리의 전통 악기와 장단·농사굿·농악무 등의 다양한 예술이 담긴 종합예술로 일부 지역의 농악은 국가 무형문화재에 등록돼 있다"며 "지난 2014년 농악이 한국인의 정체성 및 보편성을 잘 표현하는 점을 인정받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그는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인 바이두 백과사전에서는 우리 농악의 일부인 '농악무'를 '중국 조선족 사람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민속 무용 형식 중 하나'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농악무가 왕성하게 성행했던 시기를 삼국시대라고 언급하면서 '고려·백제·신라'라고 삼국을 엉터리로 소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 2008년 중국 정부는 소수민족의 문화를 보존한다는 명목 하에 우리 농악무를 '조선족 농악무'라는 이름으로 중국 2차 국가비물질문화유산에 등재했고 이듬해엔 '조선족 농악무'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도 올린 바 있다"며 "이처럼 중국은 한복·김치뿐만 아니라 농악무 등 '조선족의 오랜 문화'라는 핑계로 한국의 전통문화를 중국 문화로 편입시키려는 '문화 침탈'을 지속적으로 자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특히 지난해 말 한국의 탈춤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때도 중국 언론은 '중국 문화 모방한 무형문화유산으로 세계 3위로 급상승'이라는 기사를 내는 등 탈춤도 중국 문화라고 왜곡했다"고 꼬집었다.
끝으로 서 교수는 지금까지 바이두의 왜곡에 맞서 꾸준히 대응을 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치 왜곡 때는 항의를 하니 바이두 측에서 아예 수정을 못하도록 잠금장치를 했고 논리적인 대응이 안 되니 할 수 있는 일이 이것밖에 없었나 보다"라며 "바이두의 왜곡에 끝까지 맞서는 일도 중요하지만 K팝이 전 세계를 강타하는 지금 우리의 전통음악을 함께 알릴 수 있는 좋은 계기로 삼아야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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