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전 세계 선박 엔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2일 현대중공업의 2억마력 기념 행사장. /사진=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은 1976년 엔진사업에 착수한 이후 44년 만에 세계 최초로 대형엔진(2-Stroke) 2억마력을 달성했다. 2억마력은 쏘나타급 중형차 약 125만대가 내는 출력과 같은 힘이다.
현대중공업은 선박의 심장인 엔진을 자체 제작하기 위해 꾸준한 연구 개발을 진행해왔다. 2001년 세계 최초로 전자제어 대형엔진을 제작했고, 2007년엔 세계 최대인 10만8920마력급 엔진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유정대 엔진기계사업본부 안전생산부문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장 점유율을 보면 전 세계(선박)의 36%가 저희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며 "그 얘기는 대양을 지나다니는 선박 중 3분의 1은 저희 엔진을 쓰고 있다는 의미고 현대중공업이 대형엔진 분야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 메이커다"라고 자신했다.
현대중공업은 상대적으로 늦은 출발에도 불구하고 세계 1위에 올랐다. 현대중공업이 대형엔진 제작에 뛰어든 것은 1979년으로 일본의 경쟁사가 1926년부터 대형엔진 제작을 시작한 것과 비교하면 50년 이상 차이 난다. 누적 생산량으로 비교하면 한국은 일본을 8000마력 이상 앞선다.
10년의 연구 끝에 독자 개발한 힘센엔진도 현대중공업의 자랑이다. 현대중공업은 2011년부터 해외 업체의 라이선스 제품 대신 중형엔진의 100%를 힘센엔진으로 생산하고 있다. 2016년엔 생산 누계 1만대를 달성했다.
현대중공업은 시장 1위에 만족하지 않고 친환경 엔진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조선산업이 환경규제 대응, 선박의 디지털화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메탄올, 암모니아, 수소 등 친환경 연료를 활용한 탈탄소 선박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1년에 생산할 수 있는 대형엔진은 400여대이며 중형엔진은 1600여대다. 현재 수주잔고는 700여대로 그중 65%가 친환경 선박에 활용되는 엔진이다.
2억마력을 달성한 엔진은 '메탄올 이중연료'(Dual-Fuel) 엔진이다. 한국조선해양이 개발한 메탄올 연료공급시스템(LFSS)이 장착된 엔진으로 메탄올과 디젤을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한주석 현대중공업 부사장은 최근 2억마력 달성 기념행사에서 "바다의 무한한 잠재력 실현을 위한 탄소중립·탈탄소 연료 및 스마트화에 집중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 에너지 생태계 구축을 위한 친환경 발전 및 수소 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며 "혁신과 도전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새로운 시대를 선도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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