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이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을 연일 공격하자 당내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는 이 대표. /사진=임한별 기자
민주당 온라인 당원 청원 사이트인 국민응답센터 청원 게시판의 청원차트(동원 동의가 가장 많은 순위별 차트)에는 이 대표와 관련된 청원들이 다수다. 이른바 '이재명 지키기' 청원이 사이트를 장악하고 있다.
가장 많은 동의를 받은 1위에는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에 찬성하는 국회의원 명단을 공개하자는 청원이 올라왔다. 뒤를 이어 검찰이 이 대표에 영장을 재청구할 경우 '체포동의안 표결 전면 거부'를 당론으로 촉구하자는 내용의 청원도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비명계가 찬성표·무효표·기권 등을 던진 것으로 판단해 청원뿐만 아니라 찬성표를 던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비명계 의원 40여명의 이름과 지역구가 적힌 살생부를 제작·공유, 문자폭탄 세례 등 극도의 반감을 보이고 있다. 박용진·이원욱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이들을 비난하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시민의 1인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이 같은 개딸들의 움직임은 지난달 27일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투표 과정에서 당내 대거 이탈표가 발생해 조직적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짐작된다. 이 대표가 여러 차례 내부 공격 자제를 요청했음에도 개딸들의 공격·색출 행보가 한 달 넘게 지속되자 당내 갈등은 더욱 격화되는 모양새다.
박용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연일 "개딸을 당에서 분열시켜고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난 24일에는 "변화와 결단 : 개딸과 헤어질 결심"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하며 "민주당의 총단합에 가장 큰 걸림돌은 내부를 공격하고 분열을 선동하는 개딸"이라고 맹폭했다. 그러면서 "악성 팬덤은 정당을 망치고 민주주의를 박살 낸다"며 "자신이 애국행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착각하지 말라"고 날을 세웠다.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오늘도 민주당이 개딸과 완전히 절연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박 전 위원장은 "민주당과 이 대표가 개딸과 이별하지 않는다면 혐오가 계속될 것"이라며 "그러면서 "민주당의 운명은 이 대표의 사퇴 여부에 달린 것이 아닌 개딸과 절연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달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친명계 핵심 인사로 꼽히는 김남국 의원은 개딸에 대해 "일부 보수 언론과 여당에서 민주당을 공격하기 위해 만든 프레임"이라며 "개딸이 민주당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주장은 여권 프레임에 말려드는 것"이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원들은 민주당 국회의원들보다 훨씬 더 민주당을 위해 헌신한 분들"이라며 "이에 대한 존중과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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