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연의 네이버가 첫 돌을 맞은 가운데 흔들리는 회사 실적과 주가는 고민거리다. /사진=네이버
◆기사 게재 순서
① '기업문화 회복' 강조한 최수연 대표… 네이버, 어떻게 달라졌나
② 최수연의 '글로벌 네이버'… 현재 위치는
③ 흔들리는 최수연의 네이버, 지난해 역성장에 시총 20조원 증발
최수연의 네이버가 첫 돌을 맞았다. 80년대생 여성 수장으로 화려하게 정보기술(IT) 업계에 등장했지만 1년이 지난 현재 경영 성과가 아직 미흡하다는 평가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뒷걸음했고 주가는 40%나 떨어졌다. 세계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네이버는 비용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행동주의 펀드 등 경영권을 위협하는 세력들이 기승을 부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수익성 악화에 주가 하락 '이중고'
네이버 시가총액과 주가 그래프. /그래픽=강지호 기자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 네이버가 성장성을 의심받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과 비교해 1.6% 줄어든 1조3047억원을 기록해 4년 만에 역성장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고전했다. 지난 2019년(26.51%)부터 점차 내려가기 시작해 2020년 22.91%, 2021년에는 19.44%로 20%선을 하회하더니 작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은 15.87%였다. 지난해 매출이 전년과 견줘 20.6% 늘어난 8조2201억원으로 8조원을 돌파했지만 수익성 악화라는 난관에 봉착했다.

최 대표와 함께 네이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올해 주요 핵심 사업 매출 가이던스를 알려드리긴 어렵다"며 "역성장을 방어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주가 역시 내리막길을 걸었다. 최 대표가 취임한 지난해 3월14일 네이버 주가는 32만90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지만 이후 지난 14일(최수연 대표 취임일)엔 19만6000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약 40%가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10%만 하락한 점을 고려할 때 뼈아픈 대목이다. 시가총액은 53조9721억원에서 32조1536억원으로 줄어들며 20조여원이 증발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허리띠 졸라맨다… 해외 자회사 정리해고
네이버 사옥. /사진=뉴스1
위기를 감지한 네이버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바다 건너 미국 자회사에선 구조조정이 시작됐다. 2021년 5월 사들인 북미 웹소설 자회사 왓패드는 지난 3월8일(현지시각) 회사 공식 블로그를 통해 전체 임직원 267명 중 15%인 42명을 정리해고했다고 알렸다.
남경보 왓패드 임시 대표는 "지난 1년 동안 세계 경제 현실은 근본적으로 바뀌었고 다른 비즈니스와 마찬가지로 우리도 예외가 아니다"며 "변화하는 경제환경의 영향을 제한하기 위해 지난 몇 달 동안 최선을 다했지만 인력감축을 위해 어렵지만 필요한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지난 1월 네이버가 1조6000억원으로 인수한 미국 패션 개인간거래(C2C) 플랫폼 '포시마크'도 지난 2월 전체 직원 800여명 가운데 약 2% 미만의 직원들을 해고했다.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등 이유로 수익성이 떨어진 네이버가 실적이 좋지 않은 해외 자회사부터 경영 효율화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포시마크는 매입한 지 두 달만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려 상황의 심각성을 방증한다. 당분간 개선될 가능성도 크지 않은 만큼 앞으로도 크고 작은 구조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본사 인원의 정리해고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해외 자회사부터 시작된 것이란 관측이다. 대신 본사는 직원들의 성과급을 전년보다 20∼40% 줄였다. 네이버 관계자는 "기본급을 포함하면 네이버가 여전히 IT 업계에선 높은 임금을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행동주의 펀드 들고 일어나나
기업가치가 떨어지는 상황은 네이버에게 달갑지 않다. 자칫 최근 기세를 올리고 있는 행동주의 펀드의 표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창업주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보유 지분이 3.72%에 불과하다. 주식 교환 형태로 우호 주주를 확보하고 있지만 이들 지분도 7% 남짓이다.

최대주주는 국민연금공단으로 8.45%를 보유했다. 이외 지분 5% 이상을 갖고 있어 공시 의무가 있는 주요 주주는 2016년 9월 보유 지분을 공시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5.05%)이다. 자본력이 강한 외부 세력이 경영권 획득을 목적으로 지분을 대량으로 사면 상황이 어려워질 수 있다.

검찰 수사 대상이 된 것도 악재다. 네이버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뇌물을 준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라있다. 검찰은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2015년경 토지 매입과 관련해 성남FC에 불법 후원금 40억원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가 확대되면 행동주의 펀드의 먹잇감으로 전락할 수 있고 경영진 교체까지도 요구될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