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연금개혁안에 반대하는 10차 시위가 벌어진 28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툴루즈에서 시위대가 쓰레기에 불을 붙였다. 23.03.28 ⓒ AFP=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연금개혁안에 반대하는 10차 시위에 74만 명이 운집했다. 지난주 100만 명 이상이 모인 것보다는 다소 줄어든 규모지만, 도심 곳곳에서는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하며 대치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28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내무부는 연금개혁에 반대하는 시위에 전국적으로 약 74만 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시위를 주최한 노동총동맹(CGT) 측 추산치는 200만 명 이상이다.
지난 23일 9차 시위에 정부 추산 108만9000여 명, CGT추산 350만 명이 운집한 것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날 파리의 지하철과 교외 열차는 모두 운행이 중단되는 등 대중교통 운영에 차질이 생겼다. 시위대는 파리 루브르 박물관을 막아섰고, 시위와 함께 파업도 동반되며 유명 관광지인 에펠탑과 베르사유 궁전도 문을 닫았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연금개혁안에 반대하는 10차 시위가 발생한 28일(현지시간) 한 시위 참여자가 쓰레기통에 불을 붙인 뒤 스케이트 보드를 타고 불길 위를 지나가고 있다. 23.03.28 ⓒ AFP=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지난 9차 시위에서 일부 시위대가 불을 지르고, 파리 맥도날드 매장을 약탈하는 등 시위가 폭력으로 번진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 시위도 폭력으로 얼룩졌다.
프랑스 정부는 선제 조처로 전국에 1만3000명 규모의 경찰을 배치했으나, 폭력 사태는 멈출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프랑스 서부 낭트에서는 시위대가 최루탄을 발사한 보안군에게 맞대응하는 차원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발사체를 던졌고, 도시에 있는 쓰레기통과 은행에서는 화재가 발생했다. 남동부 도시 리옹의 시위대가 버스 정류장을 부수자, 경찰은 물대포를 배치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까지 파리에서만 27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5명 중 1명은 시위대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 폭력을 사용하는 것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톨루나 해리스 인터액티브가 전날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18%는 폭력에 찬성한다고 답했고, 시위를 지지한다고 답한 이들에 한정 지었을 때 그 비율은 25%로 늘었다.
파리에서 시위에 참여한 48세 공무원 루도빅은 "오랫동안 무시당하고 폭력밖에 쓸 수 없다면 그쯤이야 용인될 수 있다"고 AFP에 밝혔다.
파리 소르본 대학에 재학 중인 조 제구엘리(19)는 AFP에 "변하는 것이 없다. 마크롱은 우리 말을 듣지 않는다"고 말했다. 툴루즈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폴 카스타뉴(26)도 "정부가 하려는 것은 상황을 악화시킨다"고 전했다.
비교적 온건한 성향으로 분류되는 민주프랑스노동연맹(CFDT)의 로랑 베르제 노조위원장은 노조와 정부 사이에 중재자를 임명할 것을 촉구했고, 강경 좌파 노조인 CGT의 필립 마르티네즈 대표는 "목표는 연금개혁안 철회"라며 물러서지 않을 것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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