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컴투스가 올해 거둔 투자 성과로 지난해 영업적자를 만회했다. 사진은 컴투스 '서머너즈 워' 이미지. /사진제공=컴투스
게임사 컴투스가 'SM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과감히 승부수를 던진 결과다. 지난해 10월 매입한 SM엔터테인먼트(SM) 지분은 이번 카카오 공개매수를 통해 수 백억원을 회수하고 남은 지분은 SM과 콘텐츠 협력을 위한 자양분으로 삼을 계획이다. 신작 출시가 궤도에 오르지 않은 상황에서 절묘한 투자로 안정적인 경영 기반을 구축하게 됐다.
컴투스는 지난해 10월12일부터 그달 말까지 674억원을 투자해 SM 주식 99만1902주(평균 단가 6만7700원)를 사들여 SM 전체 지분의 4.2%를 확보했다. 당시 컴투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 총액이 1800억원(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인 점을 감안하면 쌓아둔 실탄의 3분의1을 SM에 베팅한 셈이다.

이 같은 과감한 투자는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SM의 가치가 저평가됐다는 판단이 주효했다. 2021년부터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비상하려는 컴투스의 청사진과도 맞아 떨어졌다. 컴투스 관계자는 "콘텐츠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SM의 미래 가치를 보고 투자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최근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SM 지분 공개 매수를 진행했다. 목표한 물량(약 833만주) 이상으로 청약이 몰리면서 '안분비례'(비율에 따라 인수하는 방식)로 매수 물량을 할당하기로 했다. 배정 비율이 44%인 만큼 청약 물량 100주 가운데 44주 정도만 15만원에 매각할 수 있다.

이에 컴투스는 확보 지분 가운데 43만7000여주를 취득 가격(6만7700원)보다 8만원 이상 높은 15만원에 팔아 약 656억원을 확보했다. 공개 매수로 처리 못 한 지분은 55만4000여주인데 SM 29일 종가(9만7400원) 기준으로 지분 가치가 약 540억원에 달한다. 초기 투자자금을 모두 회수한 것으로 하이브와 카카오가 SM을 차지하기 위해 연이어 공개 매수를 진행하면서 컴투스는 막대한 재무적 성과를 거뒀다.

컴투스는 잔여 지분을 단기간에 매도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투자 목적 중 하나인 사업적 시너지 창출은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국내 4대 엔터테인먼트사인 SM이 기존 음악이나 공연 부문은 물론 가상현실, 버추얼 스튜디오 등을 활용한 디지털 메타버스 사업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어 향후 협력 강화가 기대된다는 것이다.


컴투스 관계자는 "SM과 협력 관계를 유지한다면 블록체인 및 메타버스 분야에서도 기회가 많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이번 투자 성과로 컴투스는 적자 걱정을 한시름 덜게 됐다.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적자 167억원, 당기순손실 93억원을 기록하면서 경영 사정이 악화됐는데 현금을 넉넉히 확보하면서 이를 만회했다.

컴투스는 앞으로 '제노니아'나 낚시의 신', '미니게임천국' 등 신작을 대거 출시해 반등하겠다는 각오다. 지난 9일 글로벌 출시된 역할수행게임(RPG)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 역시 세계 무대서 흥행몰이하고 있어 주목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