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사들이 35세도 가입할 수 있는 어른이보험을 속속 판매하기 시작했다./그래픽=이미지투데이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화손해보험은 어린이보험 가입연령을 35세로 확대하고 보험료 할인에 들어갔다. 한화손해보험은 가입연령을 늘리고 보장을 강화해 어린이보험 판매량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어린이보험은 태아나 어린이 등 자녀를 대상 3대 질병인 암·뇌·심장질환을 포함해 각종 상해를 보장하는 상품이다. 보험사들은 저출산 기조가 이어지면서 어린이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인구가 줄어들자 전략적으로 대상 연령층을 확대하고 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어린이보험은 효자 상품으로 불린다. 보험료 납입 기간은 긴데 반해 수수료가 높아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일반적으로 계약자는 부모가, 피보험자는 자녀로 가입하기 때문에 해지율도 낮다.
어린이보험에 가입하면 영·유아 때 보험금을 받을 확률이 높다. 보험사들은 해당 가입자들의 보험사에 대한 충성도를 바탕으로 30세 이후 성인이 되었을 때 추가 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어린이보험은 중도해지가 적고 보험료 납입기간이 길다는 점도 손보사 입장에서 유리한 부분이다.
시장 규모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보·DB손보·메리츠화재 등 5개 대형손보사의 지난해 어린이보험 원수보험료는 5조8256억원으로 2018년(3조5534억원) 대비 63.9% 성장했다. 중소보험사까지 합치면 시장 규모는 6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산된다.
어린이보험은 계약기간이 3년 이상인 장기보험 중 하나다. 손보협회에 따르면 한화손해보험의 지난해 장기보험 원수보험료는 4조8434억9800만원으로 2021년 4조6748억3000만원보다 1686억6800만원(3.6%) 증가했다. 한화손해보험의 장기보험 원수보험료 증가폭은 농협손해보험(4.6%), 롯데손해보험(8.6%)보다 각각 1%포인트, 5%포인트 낮다.
한화손해보험 입장에서는 후발주자들의 경쟁을 뿌리치는 것과 동시에 실적 개선을 위한 카드가 필요한 셈이다. 앞서 흥국화재와 롯데손해보험은 지난해 하반기 어린이보험 가입연령을 기존 30세에서 35세로 확대한 바 있다.
최근 보험사들은 앞다퉈 어린이보험의 가입 연령을 늘리는 추세다. 지난 2004년 어린이보험 첫 상품이 나왔을 당시 가입연령은 14세였다. 19년 동안 21세가 확대된 것이다. 현재 가입연령 35세인 어린이보험을 판매하는 손보사는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흥국화재, 한화손해보험, NH농협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등 7개사다.
저출산으로 어린이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잠재적 인구가 줄자 연령층을 확대해 가입자를 확보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다. 보험사들은 보장성 높은 상품으로 젊은 연령층을 끌어들여 장기 고객으로 유치한다는 방침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어린이보험 35세 가입이 대세가 되면서 가입연령이 더 확대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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