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23일 중국에 대해 반도체 제조 장비 수출 통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하자 중국이 이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17일(현지시각)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만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로이터
우리 정부가 한·미·일 공조를 강화하며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나선 가운데 중국과 일본의 대립은 심화되는 분위기다.
지난 23일 일본매체 NHK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7월 말부터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 23개 품목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을 특정해서 명시하진 않았지만, 한국을 포함한 우호국 42곳을 제외하고는 해당 품목을 수출할 때마다 일본 경제산업성의 개별 허가가 필요하다. 중국으로의 수출이 사실상 어려워지는 셈이다.

이에 중국 상무부는 이날 논평을 통해 "일본의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에 대해 단호히 반대한다"며 "이는 수출통제조치의 남용이자 자유무역·국제경제무역규칙과 심각한 괴리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의 조치에 대해 중국의 여러 산업 협회가 공개적으로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며 "일부 일본 산업 단체와 기업도 다양한 방식으로 향후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상무부는 "그러나 일본은 업계의 합리적인 요구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상무부는 이 조치가 "중일 양국 기업의 이익을 심각하게 손상시키고 중일 경제 무역 협력 관계를 심각하게 손상시킬 것"이라며 "글로벌 반도체 산업 구조를 파괴하고 산업 공급망의 안전과 안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은 일본을 향해 빠른 시정 조치를 요구하기도 했다. 상무부는 "일본은 잘못된 관행을 즉시 시정하고 관련 조치가 양국 반도체 산업의 정상적인 협력과 발전을 저해하지 않도록 하라"며 "글로벌 반도체 산업 체인의 공급망 안정을 효과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중국은 조치를 취할 권리를 유지하고 정당한 권익을 단호히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중국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도 강력하게 비판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원자력사고로 오염된 물을 인위적으로 해양에 방류한 국제적 선례는 없다"며 "일본 측은 가장 안전한 처리 방안을 충분히 연구하고 추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은 원전 오염수를 바다로 배출하는 것을 선택하여 다른 나라와 모든 인류에게 위험을 전가했다"며 "이런 무책임한 행위는 전 세계가 반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배출은 30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면서 "오염수가 수십 종의 방사성 핵종을 함유하고 있으며 아직 효과적인 처리 기술이 없는 핵종이 많다"고 우려했다. 이어 "해양 환경과 인간의 건강에 예측할 수 없는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