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와 수도권 의원들 간 엇갈린 표심 분석으로 당내 통합이 불투명해졌다. 사진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오른쪽)와 윤재옥 원내대표가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당·정 협의회에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 /사진=뉴스1
국민의힘 지도부와 수도권 현역 의원들이 '표심'을 두고 엇갈린 분석을 내놓았다. 이같은 수도권 민심 괴리가 총선을 앞두고 당내 갈등으로 불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18일 뉴스1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 지도부는 현재 수도권 선거에서 어느 정도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당장 다음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을 크게 앞설 것으로 보지는 않지만 해볼 만하다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이 같은 판단 배경에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검찰 수사 등 각종 악재와 일부 여론조사에서 수도권, 특히 서울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앞선 여론조사 결과가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정작 수도권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의 반응은 지도부와 매우 다르다. 한 수도권 의원은 "(영남 지역에서) 3만표 차이로 이긴 사람들이 여기(수도권) 분위기를 어떻게 아느냐"고 지적했다. 다른 수도권 의원도 "민주당이 수도권에서 안 좋은 건 분명하지만 우리 당도 너무 안 좋다"며 "우리 당이 이기기 위해서는 스윙보터들이 우리를 지지하거나 투표를 안 해야 하는데 (스윙보터들이) 우리한테 표를 던지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최근 이철규 사무총장은 지난 16일 의원총회에서 "배를 침몰시키려고 하면 누가 태우겠냐"는 취지로 의원들에게 언행 주의를 당부했다.사실상 윤상현 의원 등 수도권 위기론을 언급하며 당을 공개 비판한 현역 의원들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윤 의원은 지난 18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무엇이 위기인지 본질을 잘 모르고 있다는 게 진짜 위기"라며 쓴소리를 이어갔다. 이어 "수도권 싸움은 영남권 싸움과 다르다. 수도권 거의 모든 지역이 1000표, 1500표 싸움 아니냐"며 "당이 좌초되면 가장 1차적인 패배의 직접적 효과는 수도권 의원들한테 온다. 수도권에 있는 당협위원장과 의원들한테 물어보라"고 비판했다.

실제 한 수도권 당협위원장은 "지금 수도권에선 지도부가 너무 안일하다고 걱정한다"며 "(수도권 의원들의) 이야기를 들어줘야 하는데 내부총질이라느니 배에 구멍을 낸다느니 이런 식의 표현을 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다만 한 수도권 의원은 "윤 의원은 무소속으로도 당선된 분이고 지역 관리도 잘하는 분이라 본인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다"고 전했다. 윤 의원은 지역 기반이 탄탄하기 때문에 본인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공개적인 비판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총선까지 남은 8개월 동안 이같은 우려를 잠재우고 총선을 이끌어가야하는 김기현 지도부의 어깨가 한층 더 무거워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