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독립한우(자인정육식당). /사진=장동규 기자
매장에서 직접 주인장이 정육해 고기를 따로 판매하고 간단한 상차림과 함께 갓 썰어낸 신선한 고기를 즉석에서 구워 먹도록 상차림이 제공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경북 지역에서는 '식육 식당'이란 명칭이 보다 보편적인데 엄밀히 한자 뜻은 다르지만 운영 형태는 대동소이하다. "신선하면 다 맛있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주인장의 노련한 '칼맛'과 숙성 노하우가 커다란 차이를 만들어 낸다.
◆독립한우(자인정육식당)
독립한우의 뭉티기. /사진=장동규 기자
경북 지역은 우시장이 발달했던 만큼 특유의 소고기 식문화를 지녔다. 경북 경산시에도 상당히 큰 우시장이 있었고 자인식육식당은 1991년 그 인근에 터를 잡았다. 품질 좋고 저렴한 부위별 한우와 안동 헛제삿밥을 모티브로 메뉴를 구성했다. 고기의 맛을 최대한 부각한 기본 찬으로 일대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한우 맛집으로 자리 잡으며 현재도 해당 지역을 방문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명소로 손꼽히고 있다.
독립한우는 자인식육식당의 맛과 역사에 특별한 경험을 요구하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섬세한 식육의 묘미를 더한 한우 미식을 선보인다. 고기 외식 문화가 발달함에 따라 소비자가 고기를 즐기는 방식도 변화했다. 소 한 마리에서 100가지 맛이 나온다는 '일두백미'(一頭百味)를 느끼기 위해 고기 본연의 맛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에 30년 이상 터득한 독자적인 정육법을 바탕으로 일반적으로 나누는 구별법보다 더욱 세밀하고 다양하게 한우 부위를 구별해 선보이게 됐다는 것이 주인장의 설명이다.
이곳의 가장 큰 차별점은 특별한 정형법에 있는데 보통은 등심으로 묶어 썰어주는 부위도 5가지로 구별한다. 한 점 한 점을 보다 깊이 있게 즐길 수 있는 셈이다. 부위만 나눈 것이 아니라 쓸데없는 부위를 과감하게 제거하고 살코기를 99% 이상 만들기 위한 소비자 중심 정형법을 선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지방과 근막을 일절 용납지 않고 주인장의 노련한 칼날로 과감하게 걷어낸 옹골찬 보상은 오로지 고객들의 몫이다.
한우 구이 대표 메뉴 중 하나인 등심살은 가장 가성비 있게 즐길 수 있는 메뉴로 질긴 막과 지방을 깔끔히 제거해 중량에 오로지 적색육 단백질과 불포화 지방산만 남긴 알짜배기 한우 등심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등심 부위도 5가지로 나누어 정형한다. 위치에 따른 세밀한 차이를 느끼다 보면 맛있는 외식 한 끼로 소고기 장인에게 속성 과외를 받은 듯한 지적 만족감은 덤이다. 고기 좀 먹어봤다 하는 미식가들은 독립살을 즐겨 찾는다. 새우살과 안창살, 살치살로 구성된 이곳의 특화 모둠 구이로 식감과 육향, 마블링이 각각 다른 매력의 부위들이 히어로들처럼 '어셈블'(Assemble) 해 혀끝에서 대활약을 펼친다.
'뭉티기'도 반드시 경험해 봐야 할 메뉴다. 한입 크기만 하게 뭉텅뭉텅 썰어낸 생고기를 참기름, 마늘, 고춧가루 등을 섞은 양념에 찍어 먹는 지역의 특색 메뉴다. 사후 경직이 일어나기 전의 고기만을 사용해야 하기에 당일 도축·판매가 기본으로 그만큼 유통이 까다로워 현지를 벗어난 일반 정육 식당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자인식육식당의 유명세에 한몫한 것이 바로 이 뭉티기 메뉴인 만큼 그 명성을 이은 쫄깃한 생고기의 진수를 느껴볼 수 있다.
◆부농정육식당
부농정육식당의 한우소모듬한판. /사진=다이어리알
◆태백산시골풍경(잠원2호점)
태백산시골풍경 한우세트. /사진=다이어리알
◆대치정육식당
대치정육식당의 특수부위. /사진=다이어리알
김성화 다이어리알 기자
<저작권자 © ‘재테크 경제주간지’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