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①증권사, '랩·신탁' 변칙운용 수면 위… CP금리 상승 불안
②'짬짜미' 랩·신탁 운용에... 카드채 금리 더 오른다
③고금리 예금 만기 줄줄이 다가오자… 4%대 재등장
1년 전 '레고랜드 사태'의 상흔이 곳곳에 남아있는 가운데 여신전문금융채(이하 여전채) 금리가 치솟으면서 카드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금융당국이 금융투자회사의 랩·신탁 판매를 정조준하며 여전채를 주로 소화하던 랩·신탁 시장이 위축되자 자금 조달난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카드사 등 여전사들은 채권 발행 기간을 줄이는 등 돌파구를 마련하는 모습이지만 자금 조달 안정화를 위해서는 장기조달원 발굴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28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이달부터 오는 12월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여전채 규모는 26조319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조2246억원 불었다.
수신 기능이 없는 여전사들은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확보한다.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선 만기가 도래하는 규모 수준으로 여전채를 또 발행해야 하지만 여전채 금리가 올라 카드사들의 비용 부담이 큰 상황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신용등급 AA+인 3년 만기 여전채의 평균 발행금리는 연 4.609%로 집계됐다. 전월만해도 4.5%선을 유지했지만 한 달새 금리가 올랐다. 여전채 금리는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6%까지 치솟은 뒤 올해 3월엔 3%대로 진정된 모습을 보였지만 한 달 뒤인 4월부터 오름세로 전환됐다.
여기에 여전채 물량을 주로 소화하던 랩·신탁 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도 카드사들에겐 골칫거리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1년 전 레고랜드 사태와 비교해서는 금리 수준이 진정된 부분이 있지만 여전히 발행금리 수준이 높아 가격 부담이 상당하다"며 "여전채의 주요 수요처였던 증권사 랩·신탁 규모가 많이 축소돼 여전사 입장에서는 투자 수요가 감소한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여전사들은 상대적으로 금리 부담이 적은 초단기채 발행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1년 미만 초단기채를 지난 8월 1900억원, 9월에는 15일까지 500억원 규모로 각각 발행했다. 지난해엔 단 한 차례도 발행하지 않은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이외 우리금융캐피탈은 지난 5월 한달에만 만기가 3개월인 채권을 세 차례에 나눠 총 3400억원, 하나카드는 7월 만기가 6개월인 채권을 1200억원 발행한바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통상 1년 미만 초단기채가 CP(장기기업어음) 등과 비교해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다"며 "금리 부담을 줄이기 위해 초단기채 카드채로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전문가들은 카드사들이 대출금리를 높여 카드채 조달 금리 상승 부담을 줄이기 보다 장기조달원 발굴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한국신용카드학회장)는 "카드사들은 여전채 또는 장단기 CP금리 상승으로 조달비용이 늘고 잦은 차환발행으로 이자비용 부담이 큰 상황"이라며 "자금조달 안정을 위해 조달원을 다각화하고 장기조달원 발굴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 및 자산유동화 증권발행 비중을 늘려 조달원 다각화, 조달기간 장기화, 조달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 같고 ABS의 경우 카드사 또는 캐피탈사의 경우 매출채권 또는 대출채권을 담보로 저리의 자금조달이 가능해 ABS 발행비중을 늘리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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