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조정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현 시점이 저점일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증시에서도 중국관련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중국본토 주식위주로 중국상하이종합지수는 1960선으로 떨어져 지난 2009년 1월 이후 3년10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2008년 10월 이후 미국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남아있을 당시와 유사한 수준이다.
 

 
◆유독 떨어지는 중국증시, 왜?
 
코스피지수를 비롯한 글로벌 주요국의 주가지수가 반등하는 모양새임에도 유독 상하이종합지수만 떨어지는 모습이다. 코스피지수는 11월 중순 1860.83으로 저점을 찍고 1934.85(29일기준)로 4%가량 급등했다. 11월 중순 이후 미국, 영국, 독일 등 구미권 국가의 주요 증시도 3.4~6.5% 반등했다. 일본증시는 8.5%나 올랐다. 인도, 대만증시도 각각 4.7%, 5.3% 올랐다.
 
반면 중국상하이종합지수는 11월초 2110선에서 떨어져 현재 7% 이상 낙폭을 기록 중이다. 올해 고점(2월27일 2478.38)에 비해서는 21%, 3년래 고점인 2009년 11월 말(3338.66)에 비해서는 40% 이상 급락했다.
 
이 같은 조정이 이어지는 이유는 뭘까. 그간 증시에서는 시진핑이 중국 국가주석에 취임하면 중국당국이 그간 발표해온 부양카드를 본격적으로 꺼낼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쳐왔지만 이 같은 카드가 실행되지 않은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7월 이후 중국이 발표한 경기부양책의 규모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18조위안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다. 이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중국이 집행한 부양규모 4조위안의 4배가 넘는다. 하지만 중국은 11월 초 전국인민대표자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으로의 권력이양을 완료했음에도 본격적인 부양책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내년 중국의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 등 양회(兩會) 이후에야 중국 신정부가 계획했던 부양책을 본격 실시할 것"이라며 "부양시기가 늦어진 데 따른 공백이 우리 증시, 특히 소재·산업재 등 중국관련주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증시에서의 실망과 달리 중국 실물지표는 다시 살아나는 모습이다. 최근 중국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0월 중국산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해 전월(9.2%)에 이어 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0월 중국소매판매의 전년 동기대비 증가율도 14.5%를 기록, 전월(14.2%)에 이어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005~2007년처럼 중국이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던 때를 생각하고 중국 성장에 대한 눈높이가 너무 높아진 감이 있다"며 "하지만 중국의 향후 성장률이 7.5~8.5%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확실히 높은 성장률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경제가 저점다지기 국면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잇따른다.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펀드리서치팀장은 "약 3년에 걸쳐 조정이 지속되면서 중국증시가 저점국면에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만 보자면 현재 중국증시에 매수관점으로 대응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성연주 대신증권 연구원은 "12월이면 중국의 경제공작회의에서 내년 경제정책이 대략적으로 발표된다"며 "경제공작회의를 기반으로 그간 묻혔던 경기부양 기대감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어디에 투자해야 하나
 
이미 국내 투자자의 자금은 중국을 향하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 집계에 따르면 중국본토기업에 투자하는 펀드의 갯수는 2010년 92개에서 이듬해 11개로 급감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26개로 늘었다.
 
중국본토 주식펀드로의 자금유입도 올 하반기부터 두드러졌다. 월간 기준으로 중국본토 주식펀드는 9월부터 3개월 연속 자금이 순유입됐다. 이 기간 963억원이 몰려들었다. 중국본토에 투자하는 펀드로는 하이자산운용의 '하이천하제일 중국본토 펀드'와 신한BNP파리바운용의 '신한BNPP 차이나본토 펀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 차이나A주 펀드' 등이 있다.
 
최근에는 중국본토에 투자하는 ETF(상장지수펀드)가 국내 최초로 출시되기도 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 중국본토CSI300 ETF는 중국 상하이거래소와 선전거래소에 상장된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300지수에 투자하도록 설계됐다.
 
국내기업 중 중국에서 사업영역이 확대되는 기업을 고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다만 과거처럼 대규모 설비투자에 대한 기대감이 많이 낮아진 상황에서 화학, 철강 등 종전에 중국수혜주로 꼽혔던 소재, 산업재 업종에 대한 기대는 아직 시기상조다. 성연주 연구원은 "소재·산업재 부문은 중국발 재고조정, 가격조정 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업황반등까지는 시간이 좀 더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중국 신정부가 대규모 부양책을 펼치겠지만 혜택은 소비·내수부문에 집중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현대증권은 최근 투자포럼에서 중국시장 중에서도 소비시장에 주목할 것을 권한 바 있다. 한병화 현대증권 스몰캡팀장은 "중국 소비시장이 10년내 유로존을 추월해 미국에 육박하는 양적성장을 보일 것"이라며 "낮은 가격이 아니라 품질·브랜드를 중시하고 과시형 소비로 전환되는 질적성장이 동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팀장은 "중국 소비시장은 매력적인 만큼 까다로운 시장이라 후발업체의 한계가 존재한다"며 "변동성이 확대될수록 확실한 브랜드와 유통망을 구축한 선점업체에 투자하는 전략을 권고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꼽은 중국관련 유망주로는 오리온, CJ제일제당, 한미약품, 아모레퍼시픽, 락앤락, 오스템임플란트, 매일유업 등이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5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