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에 투자할 수 없나요?" 최근 풀 죽은 투자시장에서 유독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지역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김종석 우리투자증권 전주지점장은 "우리나라나 대만 등의 증시가 침체를 겪으면서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에 투자하는 방법에 대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경기 침체 속에서도 견고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동남아시아가 투자대안으로 떠올랐다. 우리나라 증시가 최근 침체를 겪고 있는 데다 그동안 해외투자를 이끌었던 중국이나 브릭스가 주춤한 사이,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튼튼한 동남아로 눈길이 쏠리고 있다. 


 




◆ '3년 수익률 100%↑' 초대박

근래 들어 해외펀드시장에선 동남아시아펀드가 '귀한 몸' 대접을 받고 있다. 눈부신 수익률로 투자자에게 함박웃음을 안겨주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동남아시아(신흥아시아)펀드의 최근 1년 평균수익률은 17.96%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가 -2.57%를 기록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특히 투자기간이 2년, 3년으로 '남들보다 한발 빠른 투자'가 이뤄졌을 경우 더욱 알토란 같은 수익이 주어졌다. 동남아펀드의 최근 2년, 3년 수익률은 각각 24.11%, 62.27%로 국내외 펀드시장을 통틀어 압도적인 수익률을 자랑한다.


이 기간 해외주식형펀드의 2년 평균수익률은 -6.22%에 머물렀고 3년 수익률도 7.14%에 그쳤다. 국내주식형펀드의 2년 평균수익률 -4.75%나 3년 평균수익률 20.21%와도 그 격차가 크다.  

이와 같이 동남아펀드가 펀드시장에선 신흥강자로 떠오른 가운데 개별 펀드로는 3년 수익률 100%를 초과한 '초대박 펀드'도 나왔다.

삼성자산운용의 '삼성아세안증권자2[주식](A)'의 최근 3년 수익률은 무려 102.07%에 이른다. 이 펀드는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말레이시아, 태국 등 아세안 주요국가에 투자한다.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아세안시장이 꾸준히 성장했고, 이들 국가의 우량기업을 선별해 투자한 결과라고 삼성자산운용 측은 설명했다.

이어 '미래에셋아세안셀렉트Q증권1(주식)종류A'가 3년 수익률 88.97%, 'NH-CA인도네시아포커스증권[주식]A'가 76.53%, 'JP모간아세안증권자(주식)A'가 69.79%로 양호한 성과를 거뒀다.

이렇게 탄탄한 성과가 뒷받침되면서 연초 이후 거의 모든 지역의 해외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가운데서도 중국 본토(2631억원)와 함께 이들 동남아지역(323억원)에는 돈이 들어왔다. 
 




◆ 내수기반으로 지속성장 기대…단기 과열 조짐도

동남아시장은 내수경제가 탄탄하고 풍부한 원자재를 보유하고 있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인호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사업본부장은 "아세안지역으로 외국인 직접투자가 이어지고 있고 이 지역에서 만들어진 제품의 대외수출도 확대추세여서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지역으로 평가 받는다"며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경제가 회복되면 충분히 추가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동남아시아 주요 지역의 증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월18일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베트남 VN지수는 올 들어 20% 가까이 상승하며 496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연초 이후 베트남증시에는 1억달러에 이르는 외국인 자금이 유입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포스트 브릭스시장을 모색하는 글로벌기업들이 아세안 지역에 대한 진출을 강화하며 '세계의 공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주목하기도 했다. 또한 이들 지역은 미국·중국·유럽 지역에 대한 의존도가 낮고 내수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대외 악재에 덜 민감한 점이 큰 강점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동남아 증시가 튼튼한 내수성장을 바탕으로 장기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지만 눈높이는 낮추라고 당부한다. 단기간 상당한 양의 자금이 유입되며 '단기 가열권'에 접어들었다는 신중론이 힘을 얻고 있다.

조완제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장은 "동남아시아의 대표국가인 인도네시아 등은 자체 소비기반을 확보하고 있어 장기 성장성이 기대되지만, 최근 해외시장의 주력이던 중국과 브릭스가 주춤하면서 틈새자금이 동남아 지역으로 몰린 탓에 단기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동남아 등 신흥국 증시는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 분산투자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편 향후 재테크시장의 다크호스로 부각되고 있는 '재형펀드' 상품계획에도 각 자산운용사의 동남아펀드가 상당수 포함돼 눈길을 끌고 있다. 신한BNPP자산운용은 해외주식형펀드 계획의 일환으로 '동남아시아재형증권펀드'를 출시할 계획이며, 삼성자산운용은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에 투자하는 '삼성재형아세안증권펀드'를 선보인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관계자는 "재형저축펀드는 최소 7년 이상 장기투자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모펀드 또는 유사한 운용구조의 상품의 장기수익률은 물론 운용사의 운용철학과 원칙 등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재형펀드는 서민이나 중산층의 재산형성을 돕기 위해 만든 적립식 비과세 금융상품이다. 연봉 5000만원 이하 근로자와 연소득 3500만원 이하 자영업자가 가입해 7년 이상 유지할 경우 이자소득세(15.4%)를 면제해준다. 특히 재형펀드는 운용보수와 판매보수도 일반펀드에 비해 최소 30%가량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장기투자를 계획하는 경우 관심을 가져보는 것이 좋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6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