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기업체질'을 과감히 바꾸고 있다. 2013년 LG 경영의 화두인 '시장선도'에 맞춰 철저한 실행에 나서고 있다. 탁월한 제품으로 시장을 선도하고 기업의 체질을 바꾸지 않으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함이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변화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이 머뭇거리는 사이 새해 벽두에 20조원 규모의 과감한 선제투자 계획을 밝힌 것부터 그렇다. 발표 시기는 물론 투자금액 면에서도 과거와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각 계열사 CEO들은 시장선도를 위한 ‘LG만의 일하는 방식’을 만들고 실행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성과에 따른 상벌을 엄격하게 적용해 사내 경쟁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 '달라진 LG'의 단면이다. LG디스플레이가 연봉 기준 17.5%인 S등급의 인센티브를 30%로 상향한 것은 이같은 LG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임직원들이 협력회사를 비롯한 업무 관련자로부터 경조사 때 금품을 받지 않도록 윤리규범을 세우는 등 기업문화도 바뀌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1월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 전시회(CES) 2013'에서 세계 최초로 곡면형 OLED TV를 선보였다.
◆계열사 기술력 집약 시장선도

무엇보다 LG는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제품을 출시하는데 주력 계열사들의 힘을 모으고 있다.

야심작은 '옵티머스G 프로'다. 옵티머스 G에 이어 또 한번 강력한 하드웨어 성능을 구현했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등의 기술력을 집약해 LG가 휴대전화 시장선도에 나선 제품이다.


옵티머스G 프로는 LG디스플레이가 개발한 풀HD(1920X1080) 해상도의 5.5인치 대화면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스마트폰에 주로 탑재됐던 HD급(1280X720) 디스플레이와는 차원이 다른 생생한 고화질 영상을 구현한다. 실제 책을 읽듯 선명한 화면으로 문서를 읽을 수 있다.

옵티머스G 프로가 TV 수준의 고화질 영상을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은 LG디스플레이의 기술력이 결합됐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차별화된 AH-IPS 기술력으로 스마트폰용 패널의 해상도 경쟁을 주도해왔다.

AH-IPS는 기존 IPS보다 광시야각이 넓고 원본 이미지의 색상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한다. 터치 시에도 안정적인 화면을 구현하며 빠른 응답속도를 자랑한다.

높은 투과율로 소비전력 측면에서도 우수하며 화면이 밝아 야외에서도 최고의 시인성을 구현한다. 일상적인 스마트폰 사용거리에서 화소 간의 구분이 불가능할 정도의 해상도를 제공한다는 것이 강점이다.

프로세서는 1.7GHz로 동작하는 퀄컴의 고성능 스냅드래곤S4 쿼드코어가 탑재돼 5.5인치 풀HD 디스플레이와 '찰떡 궁합'을 이뤘다. 이를 통해 풀HD 해상도에서도 동영상, 웹서핑, 애플리케이션 등을 빠른 속도로 구동할 수 있도록 했다.

초고해상도, 초소형, 초박형 3박자를 고루 갖춘 1300만 화소 카메라 모듈은 LG이노텍이 개발했으며, 고전압∙고밀도 기술을 적용한 LG화학의 3000mAh 이상 대용량 배터리가 장착됐다. OS는 안드로이드의 최신 '젤리빈'을 탑재해 현존 최고의 성능을 갖췄다.

LG전자는 지난 1월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 전시회(CES) 2013'에서 세계 최초로 곡면형 OLED TV를 선보였다.
◆'꿈의 화질'로 차세대 TV시장 석권

LG전자가 올 초 출시한 세계 최초 55인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역시 차세대 TV 시장을 선도하는 LG의 주력 제품이다.

'꿈의 화질'로 불리는 이 제품은 스마트폰보다 얇은 4mm대의 두께에 10kg의 초경량 디자인을 구현했으며, 무반사 코팅 처리 기술로 외부광의 간섭을 최소화해 시청 환경을 최적화했다.

OLED는 기존 LCD의 액정과 달리 화면을 구성하는 픽셀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고 반응속도도 1000배 이상 빨라 화질이 뛰어나다. 광원(백라이트)이 필요 없어 두께가 얇고 전력효율도 좋다.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략으로 LG디스플레이는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7000억원 규모의 OLED 신규라인(M2) 투자를 결정했다. 경기도 파주 P9공장에 위치한 M2는 매달 2만6000장(유리기판 투입 기준)을 생산하는 8세대(2200㎜×2500㎜) WRGB OLED 증착라인이다.

LG디스플레이가 독자 개발한 WRGB OLED기술은 기존 RGB(레드, 그린, 블루)에 W(화이트) 컬러픽셀을 추가해 네 가지 색상으로 정확하고 깊은 색상을 구현할 수 있게 한다. 기존 방식 대비 전력소모가 낮고 수율이 높아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강점을 갖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내년 상반기 중 신규라인을 통한 OLED 패널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대형 OLED의 대량 생산을 통해 수년 내에 OLED TV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차세대 TV 제품의 생산기술 혁신을 통한 품질 경쟁력과 공급 대응력을 높이는데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지난해 84인치 모델을 선보인 울트라HD TV의 라인업을 올 3분기부터 55인치, 65인치 등으로 확대해 고화질 TV시장도 선도한다는 것이 LG전자의 계획이다.


■ '1등LG상' 받은 혁신사업은?
-시장선도 성과에 10억원 파격 포상

LG가 시장을 선도하는 혁신사업을 만들어낸 직원들에게 10억원 규모의 파격적인 포상금을 지급해 눈길을 끈다. 지난 2월20일 혁신활동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되는 사업을 선정해 '1일등LG상'을 수여한 것.

LG는 '1등LG상'을 받은 4개팀의 각 팀장에게 2000만원, 팀원 전원에게 일인당 1000만원을 지급하고, 재충전을 할 수 있도록 수상자 전원에게 400만원 상당의 해외여행 상품권도 지급했다.

선정된 시장선도 혁신사업은 ▲LG전자 울트라HD TV ▲LG전자 드럼세탁기 ▲LG디스플레이 인셀터치패널(In-cell touch panel) ▲LG화학 NCC(Naphtha Cracking Center) 등 4개다.

이들 사업은 차별화된 기능 및 고객가치 제공, 경쟁사 대비 빠른 출시, 독자 기술 및 공정 개발 등을 통해 각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구본무 LG 회장은 시상 자리에서 "'혁신'이야말로 새로운 고객가치의 출발점이자 지속적으로 앞서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라며 "세계시장을 뒤흔들 선도 상품이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7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