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강남은 지난해부터 국내 최고가아파트의 명성을 강북에 넘겨줬다. 성수동 갤러리아 포레가 실거래가 기준 최고가아파트로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갤러리아포레 370㎡형은 지난해 53억6000만원에 거래돼 최고가아파트로 이름을 올렸다.
◇강남 고가아파트, 3분의 1이 9억 밑으로
주택시장의 가격을 이끌고 있는 강남권 고가주택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 최고가아파트의 명성을 강북에 넘겨주더니 고가주택의 기준인 9억원 초과 아파트의 비율도 현저하게 떨어졌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가 3월 둘째주까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아파트 및 주상복합 26만4868가구를 대상으로 최근 6년간 매매가격이 9억원을 초과하는 가구수 비율을 조사한 결과 37.27%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최고수준은 2007년 3월에 기록한 56.32%였다.
당시 강남3구의 아파트 및 주상복합 절반 이상이 9억원을 넘어섰지만, 당시 9억원을 넘긴 주택 100채 중 34채가 현재 9억원 밑으로 가격이 내려갔다는 의미다.
그간 강남권 9억원 기준 고가아파트는 외부적 요인에 따라 수치가 요동쳤다. 우선 9억원 이상 아파트의 수가 급격히 줄어든 때는 2008년 하반기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다. 부동산 호황기였던 2007년 강남3구의 전체 아파트 25만1815가구 중 9억원 초과 가구수는 14만1810가구로 56.32%였다. 2008년까지도 이 비율은 52.36%로 유지됐지만 2009년 39.41%까지 곤두박질쳤다.
다시 고가아파트의 비율이 높아진 때는 2010년이다. 2009년 상반기 한강변 재건축아파트 초고층 허용과 제2롯데월드 개발 등 호재로 강남권 재건축시장이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하더니 2010년 고가아파트 비율이 51.47%로 반등했다.
그러나 2011년에는 DTI 규제 환원 등의 영향을 받으며 50.11%로 소폭 하락하더니 2012년 본격화된 매매시장 위축으로 강남3구 고가아파트 비율은 44.39%로 하락폭을 늘렸다.
2013년 현재 강남3구 전체 26만4868가구 중 9억원 초과 아파트는 9만8709가구로 고가아파트 비율이 37.27%를 기록, 2007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9억원 초과 가구수 또한 2007년 이후 처음으로 10만가구 밑으로 떨어졌다. 고가아파트로 명성을 떨쳤던 강남권이 과거의 위용을 잃어가고 있는 셈이다.
◇가격 하락, 월세값으로 보전하나
최근 강남권 고가아파트의 월세가격을 보면 부동산가격 침체로 인해 손실된 매매가격을 월세로 충당하고 있는 듯하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월세 최고가격은 1500만원을 웃돌기 시작했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강남구 청담동 상지리츠빌카일룸3차 전용 254㎡의 경우 보증금 4억원에 월세 1500만원의 매물이 등장했다. 탤런트 최지우와 한채영이 살고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최고가아파트로 이름을 올리다 최근 자리를 내준 삼성동 아이파크 195㎡는 보증금 2억원에 월 1300만원이다.
서초권에서 시세를 이끌고 있는 래미안반포퍼스티지와 반포자이는 222㎡와 244㎡가 각각 월 1000만원과 850만원의 월세 매물이 올라와 있다.
놀라운 점은 이들 월세를 2~3년만 모아도 중소형아파트를 직접 구입할 수 있다는 것. 고가 월세를 주도하고 있는 상지리츠빌카일룸3차의 월세를 2년간 모으면 3억6000만원이다. 용인 수지의 전용 84㎡를 구입할 수 있는 돈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고가아파트는 지리적으로 좋은 입지를 갖춰 비즈니스나 교육, 외국인 수요가 임대료 부담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편"이라며 "특히 외국인의 경우 깔세 문화가 있어 거부감이 덜한 데다 레지던스호텔 등에 비해 고가아파트의 보안이 철저해 더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면 주택 보유자들은 낮은 금리가 지속됨에 따라 전세금을 금융권에 투자하기보다 수익률이 높은 월세를 선호하면서 이 같은 현상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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