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젊어지고 더 강력해진 아반떼 쿠페를 경기 고양시 행주산성을 시작으로 인천의 공항고속도로를 거쳐 영종도를 돌아오는 왕복 100km 구간을 직접 시승했다. 누우 2.0 GDi 엔진을 탑재한 아반떼 쿠페는 최고출력 175마력, 최대토크 21.3kg·m을 자랑한다. 1.6 GDi 엔진을 장착한 기존 아반떼 세단보다 35마력, 4.3㎏·m 높다.
아반떼 쿠페를 보자마자 든 첫 느낌은 바로 익숙함이었다. 다르게 말하면 디자인의 차별성이 부족해 보였다는 뜻이다. 외관 전면부에 블랙 하이그로시 재질의 헥사고날 그릴을 적용하고 안개등을 더욱 날렵하게 변경하는 등 힘을 줬지만 한 눈에 보기에 세단과 큰 차이를 느끼기는 어렵다. 도어의 개수가 2개라는 것이 차이라면 가장 큰 차이다. 반면 투톤컬러의 리어범퍼와 트윈팁 머플러를 장착한 후면부 디자인은 기존 아반떼보다 세련미가 느껴진다.
내부 공간 역시 아반떼 세단과 거의 흡사하다. 단 오렌지 컬러의 가죽 시트(최상위 트림)는 눈길을 사로잡기 충분해 보였다. 쿠페라서 뒷좌석이 너무 좁지는 않을까 우려했지만 실제로 앉아보니 세단과 비교해서도 크게 불편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뒤로 누워지는 설계를 통해 공간을 확보한 덕분이다.
주행 성능은 디자인에서 느낀 아쉬움을 채우기 충분했다. 부드러운 가속 페달과 핸들링 덕분에 코너링과 가속 모두 안정성이 느껴졌고 더욱 단단해진 서스펜션은 비교적 노면의 충격을 잘 흡수해 믿음직했다.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예상보다 더욱 가속이 붙어 처음에는 적응이 안 되기도 했지만 익숙해지자 고속 주행의 즐거움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시속 200km 가까이 속도를 올리기까지도 힘겹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다만 시속 150km를 넘기면서 풍절음과 차체 떨림이 심해졌다. 시승 당일 거센 바람이 분 탓도 있겠지만 고속 주행 시 불안감을 줄 수 있는 요소로 여겨진다.
다양한 실험을 위해 급가속 및 고속주행을 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연비는 생각보다 낮게 측정됐다. 회사 측에서 밝힌 복합연비는 리터당 12.4km지만 이날 실제 측정된 연비는 리터당 10km 내외를 기록했다. 아반떼 세단 연비를 훨씬 밑도는 수준이다.
기본 편의사양과 업그레이드된 엔진 등을 고려했을 때 가격은 나름 파격적이다. 스마트 모델이 수동변속기 기준 1645만원, 자동변속기 1795만원이며 자동변속기를 기본 적용한 최상위 트림 프리미엄 모델은 1995만원이다.
일단 아반떼 쿠페를 향한 초반 관심은 상당하다. 현대차는 쿠페 모델의 목표 판매량으로 4000대를 발표했다. 아반떼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지 반짝 모습을 드러냈다 사라지는 파생 모델이 될지 귀추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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