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필 연구위원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노후 필요자금은 얼마나 될까? 사람들의 의식수준이나 생활수준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어서 정확하게 답을 낼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우리나라 최대의 연기금 운용기관인 국민연금공단의 조사에 따르면 부부기준으로 월평균 189만원 가량의 생활비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보험협회가 조사한 수치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는다.
사람들마다 많게 느껴질 수도 있고 적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를 기준으로 삼아 자신의 현재 모습을 진단하면 무리가 없을 것이다. 자신이 생각하는 것과 금액차이가 크게 난다면, 어디서 차이가 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평균치보다 자신이 생각하는 자금이 더 적다면 내가 노후 생활비를 너무 적게 잡은 것은 아닌지, 그래서 노후생활이 불안해질 여지는 없는지 점검해 봐야 하고, 거꾸로 너무 높게 잡아서 현재 생활이 지나치게 팍팍하지는 않은지도 살펴봐야 한다.
그러면 생활자금 마련을 위한 준비는 얼마나 하고 있을까. 안타깝게도 이 부문에 대해서는 아쉬운 점이 많다. 일단 경제적으로 노후준비를 하고 있는 비율이 겨우 30% 수준에 불과하다. 언젠가는 분명 일을 그만두고 은퇴 이후의 삶을 살게 됨에도 불구하고 노후준비를 하고 있지 않은 사람의 비율이 절대적으로 많은 것이다.
제공=우리투자증권100세시대연구소
이에 따라 189만원이라는 월평균 생활자금 중에서 현재 준비되고 있는 금액도 아주 낮은 수준에 그치고 있다.
▲3층 보장을 갖출 경우 월 생활비 충당이 가능할까
먼저, 전국민의 노후준비 수단인 국민연금을 통해 월평균 82만원이 준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금액은 국민연금에 20년 이상 납부해 완전노령연금을 수급 받는 경우이고, 20년이 안되서 지급받게 되는 감액노령연금은 41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그런데 국민연금조차도 국민의 25% 가량은 납부하지 않고 있다. 물론 국민연금을 굳이 준비할 필요성을 못 느낄 만큼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가입을 안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 반대의 경우가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요즘 돈 좀 있다 하는 사람조차 국민연금에 가입하며 노후준비를 하고 있는 현상을 보면 말이다.
국민연금 다음에 노후보장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퇴직연금을 통해서는 대략 월평균 33만원을 수급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이 금액은 퇴직연금제도에 가입된 사람들의 경우에 한한다.
우리나라의 퇴직연금 가입비율은 가구수 기준으로 불과 2.3%에 지나지 않으며, 퇴직연금제도 이전의 퇴직금제도 혜택을 받는 가구수도 18% 가량에 불과하다.
또 국민연금 및 퇴직연금과 더불어 우리나라 사람들의 대표적 노후준비 수단인 개인연금을 통해서는 대략 월평균 29만원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이 많지 않지만, 이마저도 불과 6.7%만이 가입해있다.
이상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개인연금에 모두 가입하고 있는 경우 현재 기준으로 준비되고 있는 평균금액은 총 145만원이다. 사람들이 생각했던 월평균 노후생활자금 189만원에 44만원이나 부족하다.
현재의 상황을 어떻게 개선하기 위해서는 60세 이상 고령이 되어서도 계속 노동을 하는 방법이 있다.
사실 위에서 살펴본 연금을 통한 노후준비 방법은 순수하게 금융자산 측면에서 산출된 금액이기 때문에 은퇴 이후에도 계속 노동을 할 수 있다면 상당 부문의 노후생활비 충당이 가능할 것이다.
은퇴 이후에도 일정 기간 계속해서 월급을 받을 수 있다면 그간 준비한 노후자금을 아낄 수 있을뿐더러, 계속해서 자금을 축적할 수도 있어 노후준비 부담이 한결 가벼워질 수 있다.
하지만, 고령이 돼서도 노동을 할 수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 60세 이상 고령자들의 고용률은 불과 39.4%에 지나지 않아, 일하는 고령자들이 현실적으로 그렇게 많지 않다.
제공=우리투자증권100세시대연구소
이렇게 고령이 돼서는 일을 하고 싶어도 일을 하지 못할 경우도 상당수 있으므로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젊었을 때부터 미리 준비하는 것이다.먼저, 국민연금을 최대한 길게 불입하도록 하자. 국민연금 가입기간 동안 중단없이 불입해 되도록이면 20년을 채워서 완전노령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고 있다면, 임의가입의 형태라도 당장 가입해야 한다.
다른 어떤 연금보다 효율성이 높아 국민연금의 임의가입자는 실제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부부모두 가입하고 있을 경우 노후준비에 상당한 도움이 되므로 전업주부라도 가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둘째로, 퇴직금은 반드시 노후용으로 활용하도록 하자. 퇴직금이나 퇴직연금을 받는 가구수도 많지 않지만, 그나마 받더라도 대부분 일반 생활비로 바로 소비해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정작 노후생활 자금화되는 경우도 많지 않다.
따라서 퇴직금이 진정 퇴직 이후의 삶을 준비할 수 있는 자금이 되도록 의지를 가질 필요가 있다.
셋째로, 개인연금을 적극 활용하자. 사실 국민연금이나 퇴직연금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가입되거나 유지되는 경우가 많은 반면, 개인연금은 얼마든지 자신의 의지대로 준비할 수 있는 부문이다.
따라서 자신이 생각하는 노후생활자금에서 부족한 부문은 개인연금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 국민연금이나 퇴직연금으로 부족한 부문은 개인연금으로 보충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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