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까지만 해도 종가기준으로 2000선에 도달했던 코스피는 6월 들어 인정사정 없는 폭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지난 5일과 7일에는 각각 30포인트 이상 빠지며 순식간에 1920선까지 내려앉았다. 6월 들어 4거래일간 3.7%가 넘게 하락했다.
이 같은 모습은 코스닥도 다르지 않다.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577.87로 마감한 코스닥지수는 이달 들어 하락폭을 넓히며 530선까지 밀려났다. 코스닥지수는 이달 들어 무려 7%가 넘는 하락세를 기록했다. 주식시장 참여자 사이에서 ‘멘탈붕괴’ 상태라는 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국내 증권시장이 갑작스러운 폭락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은 다양한 대외 악재들이 겹쳤기 때문이다.
일단 7일 증시 폭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삼성전자다. 7일 삼성전자는 전거래일대비 9만4000원(6.18%) 폭락한 142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기준으로 7거래일 만에 150만원대가 무너진 것이다.
갤럭시S4 판매 부진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며 JP모건에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낮추는 등 외국인들의 우려가 커졌고, 이는 전반적으로 국내시장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210조1962억원으로 줄어들며 하루 만에 지난 5일 시총(224조420억원) 대비 13조원에 달하는 금액이 허공으로 날아갔다.
미국의 출구전략 논란 역시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당장 양적완화를 축소하기는 힘들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풀렸던 돈들이 회수된다는 점에서 우리뿐만 아니라 아세안시장 전반적으로 우려가 적지 않은 상태다.
여기에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의 양적완화 기조 유지 발언에도 불구하고 엔화는 장중 한때 95엔선대로 떨어져내렸고, 닛케이지수 또한 급락 추세를 이어가며 7일 1만2877.53선으로 거래를 마쳤다.
물론 출구전략은 언젠가는 취해질 수밖에 없는 상태였고, 그 기간이 멀지 않았다는 것이 시장 참여자들의 인식이었다. 문제는 너무도 갑작스레 나타났다는 점이다.
사실 주가가 많이 빠졌다는 것은 뒤집어 말하면 기술적 반등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현재 코스피가 120일선과 지난 4월 중순 저점 이후 형성된 단기상승추세대의 하단을 힘없이 내줬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단기 상승추세에 대한 신뢰도에 금이 간 현 시점에서 대응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시장 전문가들은 섣부른 투매는 중단하고 일단은 지켜볼 것을 권했다. 어쨌거나 다음주에는 급등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는 반등할 가능성이 있으며, 장기적으로 봤을때 주식의 매력은 아직 식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조성준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다음주 증시는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존재하긴 하지만 일단 반등할 것"이라면서 "박스권 내 혼조 양상을 띨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다음주 일본은행 회의에서 추가적인 조치가 나오지 않을 경우 현 시점에서 보면 엔·달러 환율의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일본 닛케이지수의 추가 하락은 불가피하지만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대형주 반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성욱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며 투자자들의 심리가 냉각된 것으로 풀이된다"며 "현 시점에서 추격매도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사는 것에 대해 많이 위축돼 있겠지만, 자산배분적 관점에서 보면 채권에 큰 기대를 걸고 있지 않기 때문에 수혜라는 측면에서 주식을 보면 너무 비관적으로 볼 것은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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