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광주공장 노사가 핵심사업장인 2공장 시간당 생산대수(UPH) 조정에 합의하면서 ‘62만대 증산 프로젝트’에 청신호가 켜졌다. 하지만 노조 내부의 여진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노조 집행부는 시간당 생산대수 조정으로 인해 노동 강도가 세질 경우 집행부 총사퇴라는 카드까지 내밀며 증산 협의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자동차지부 광주지회는 지난 12일 발행한 ‘광주 함성소식’을 통해 “UPH가 높으면 노동 강도가 더 힘들다고 주장하는 현장 조직 활동가들 때문에 답답하기만 하다”면서 “UPH와 노동강도가 비례한다고 우기는 현장 조직 활동가들은 66UPH인 현대아산공장이 33.5UPH인 대우자동차 부평공장보다 왜 훨씬 더 편한지 설명을 듣고서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자동차산업 전문가들에게 물어본 결과 66UPH인 현대아산공장보다 46.1UPH 광주2공장의 노동 강도가 더 세다는 대답을 들었다”며 “시간당 생산대수를 늘렸다고 노동강도가 힘들어 지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함성 소식은 이어 “66UPH인 현대아산공장이 33.5UPH인 대우자동차 부평공장보다 훨씬 더 편한 것을 보여주겠다”며 생산대수 조정에 반대하는 대의원들의 부평공장 견학을 제안했다.


노조 집행부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노조가 하나로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면서 “집행부의 말과 달리 시간당 생산대수가 늘어나 노동 강도가 힘들어질 경우 총사퇴하겠다”고 배수의 진을 쳤다.

한편 지난 주말 기아차 광주공장은 노사협의를 통해 광주공장 증산의 핵심인 제2공장 생산을 현행 46.1UPH에서 58UPH로 늘리기로 합의했다.

노사가 합의한 2공장 UPH는 58UPH로 애초 목표했던 66UPH에는 이르지 못하지만 이로 인한 생산량 감소분은 특근 등으로 만회키로 했다.

노사는 확정된 UPH를 바탕으로 인원과 부서별 보완사항 등에 대한 추가협의를 조속히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광주공장의 ‘62만대 증산 프로젝트’는 현재 연간 50만대인 광주공장의 생산 능력을 62만대로 끌어올리는 사업이다.
 
지난해 2공장 증산 설비를 마무리한 기아차는 2월부터 본격 증산에 돌입할 계획이었으나 노사 협의가 노조의 대의원대회 등을 이유로 열리지 못하면서 지연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