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도권 소재 아파트 경매 물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18일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현재까지 기준 법원 부동산경매로 넘어온 수도권 소재 아파트는 모두 1만9348개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만6921개)에 비해 14.3%(2427개) 더 많은 것으로, 역대 최다 물량을 기록한 2000년도 1만9359개에서 단 11개 모자라는 수치다. 처음 경매장에 나온 신건만 따로 산출한 경우에는 올해 7630개가 나와 이전 최고 기록이던 2000년의 7214개를 경신했다.

이처럼 수도권 아파트 경매물량이 늘어난 것은 담보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가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즉,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렸거나 전세를 줬다가 이를 변제하지 못해 경매로 넘겨지는 아파트가 지난해보다 늘었다는 의미다.

이는 올해 경매장에 나온 아파트들의 경매신청 형태별 물건수를 보면 좀 더 명확해진다.

경매신청 형태는 임의와 강제 2가지로 나뉘는데 임의경매는 근저당권이나 전세권, 유치권 등 아파트 자체에 대한 담보물권이 신청근거가 되고 강제경매는 아파트가 아닌 소유자 개인에 대한 채권이 신청 근거가 된다.

올해 현재까지 임의경매 형태로 법원에 나온 아파트는 1만6803개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만3344개)에 비해 25.9%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고 수치다. 같은 기간 전체 물건 증가율에 비해서도 11%포인트 이상 높다.


반면 강제경매된 아파트는 지난해 3577개에서 올해 2527개로 오히려 29.4% 감소했다. 이는 결국 소유자 개인 채권을 변제하지 못해 경매로 넘어가는 경우보다는 담보대출 상환을 하지 못해 경매로 넘겨진 경우가 더 늘었음을 뜻한다.

이와 함께 1금융권과 2금융권에서 경매를 신청한 물건 수도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었다. 올해 1, 2금융권에서 경매를 신청한 수도권 아파트는 1만5201개로 역대 최대치다. 이 역시 금융권에서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받았지만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가구가 지난해 하반기 들어서부터는 더 많아졌음을 뜻하는 대목이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우스푸어를 지원하기 위해 내놓은 대책들이 현재로선 별 효과가 없었음을 입증하는 조사결과”라며 “이는 근본적으로 대책 차원의 문제라기보다는 양도차익 같은 메리트를 기대하기 힘든 시장 상황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