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라원 모듈이 적용된 중국 쉬저우의 태양광 발전소
지구촌 곳곳 공장·발전소 건설 '뚝심'… 글로벌 선도 가속도

"태양광을 지구상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 만들겠습니다."
지난해 10월24일 독일 작센-안할트주 비터펠트-볼펜시에서 열린 모 기업의 설명회 현장. 검은 머리의 한국인들이 노란 머리의 독일인들과 독일 현지 기자들에게 힘찬 목소리로 기업비전을 설명했다.


2000년대 태양광과 글로벌 그린 비즈니스의 '아이콘'으로 군림하던 독일 기업 큐셀이 '한화큐셀'이라는 이름으로 바꾸고 한화그룹의 일원으로 새롭게 태어난 순간이었다.

글로벌 태양광시장의 침체와 유럽발 금융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1년 전 파산신청을 냈던 큐셀은 이날 한화큐셀로 다시 태어난 후 1년도 채 되지 않아 20~30%에 불과하던 공장 가동률을 80%까지 끌어올렸다.

◆세계 최강 '큐셀', 한화 입적 후 성과 'UP'


이처럼 한화그룹은 세계최고의 태양광회사인 독일의 큐셀을 '한화큐셀'로 새롭게 출범시켜 연간 2.4GW의 셀 생산능력을 갖춘 세계 3위의 태양광회사로 키웠다. 기존 한화솔라원의 중국 공장(1.3GW)과 말레이시아 공장(900MW)에 더해 한화큐셀의 독일 공장(200MW)까지 확보한 것이다.

이로써 한화는 유럽-중국-동남아에 이르는 생산공장을 통해 다양한 지역에서의 셀 생산이 가능해져 중국산 셀에 대한 반덤핑 규제를 자연스럽게 피할 수 있게 됐다. 또 태양광 분야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동시에 국제 교섭력을 갖춰 그룹의 성장을 이끌 전환점을 스스로 만들어냈다.

특히 한화케미칼이 내년부터 1만톤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장을 본격 가동하게 되면 한화는 폴리실리콘-셀·모듈-발전시스템에 이르는 수직계열화와 한화큐셀의 검증된 EPC(태양광발전소 건설의 전 영역) 노하우를 접목, 태양광 발전 분야에서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글로벌 태양광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한화 관계자는 "내년부터 그룹 내부적으로 필요한 폴리실리콘 수요량의 대부분을 자체 확보하게 된 것은 경기 변동에 대비할 수 있는 안정성과 원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얘기"라며 "이는 곧 글로벌 태양광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위치에 선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해석했다.

한화는 한화큐셀의 출범을 계기로 미래 태양광 기술개발 분야에서도 확고한 선도체제를 구축했다. 기존 큐셀의 연구개발(R&D)센터는 셀 분야의 연구개발과 생산기술 분야에서 세계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아왔다.

때문에 한화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태양광연구소인 한화솔라아메리카를 세워 태양광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독일-중국-한국에 이르는 세계 최고수준의 태양광 R&D센터를 보유하게 된 것이다.

다보스에 태양광 모듈 기증 전달식

◆유럽-북미-아시아-호주-아프리카…'현지계약' 줄이어

이처럼 태양광 분야에 대한 사업권역 증가와 R&D 확대를 통해 한화는 유럽-북미-아시아-호주-아프리카 등 세계 곳곳에 법인을 뒀는데 지난해부터 굵직굵직한 사업성과들이 쏟아지고 있다.

한화솔라원만 해도 지난해 8월 일본의 5대 종합상사인 마루베니사가 일본 전역에 건설하는 태양광발전소에 향후 4년간 500MW 규모의 모듈을 공급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어 12월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인근에 건설되는 2개의 태양광 발전소에 155MW의 모듈을 납품하는 계약도 성사시켰다.

한화큐셀 독일본사

한화큐셀이 일본 기업 스미토모·일본전신전화주식회사(NTT)가 추진하는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에 60㎿ 규모 모듈을 내년 6월까지 공급하기로 한 것도 한화로선 혁혁한 성과 중 하나다.

이밖에 미국 캘리포니아에는 한화큐셀과 한화에너지가 공동으로 5MW의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 중이고,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3개 지역에 건설되고 있는 42.5M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 건설 역시 한화 측이 수주해 공사를 진행 중이다.

글로벌 태양광사업을 향한 한화의 이 같은 힘찬 발걸음은 세계 곳곳에서 한화의 인지도를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10월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GTM 리서치'가 '태양광산업이 활황기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2015년에 살아남아 시장을 선도할 9개 회사'를 선정했는데, 한화그룹이 9개 회사 중 하나로 당당히 뽑혔다
중국 닝샤자치구 링우시에 사막화방지 태양광설비 준공

◆김승연 회장 '태양광 나눔경영' 주도…'해피선샤인' 중국까지

그룹의 사령탑인 김승연 회장도 일찍이 지난 2011년 10월 창립기념일 기념사를 통해 "태양광과 같은 미래 신성장 사업은 장기적인 시각에서 투자해야 하며 그룹의 새 역사를 이끌 소중한 토대로 키워가야 한다"며 "지금 당장 눈앞의 이익이나 불확실한 사업환경에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해낼 수 있다' '꼭 해낸다'는 믿음으로 묵묵히 추진해 나가자"고 독려했다.

김 회장은 태양광을 통해 풍요로운 국가의 미래와 인류의 미래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며 한화의 '나눔경영'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2011년부터 전국의 사회복지시설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무료 설치해주고 있는 한화의 '해피선샤인'(Happy Sunshine)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최근 이 캠페인은 중국까지 영역을 확대됐다.

해피선샤인 외에 한화는 ▲다보스포럼이 열리는 다보스시에 태양광 모듈을 기증, 다보스포럼의 친환경정신에 동참하고(2013년 1월) ▲급격한 사막화를 방지하기 위해 중국 닝샤자치구 링우시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2012년 7월)하는 등 전세계에서 태양광 에너지의 중요성과 효율성을 알리는데도 열정을 쏟았다.

최근 몇년간 극심한 불황에 직면해 선도기업들이 파산하고 국내 대기업들도 시장에서 철수하는 등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세계 태양광시장. 위기 국면에서도 김 회장의 친(親)태양광 경영은 수직계열화를 완성하며 차근차근 글로벌 태양광시장을 선도하는 위치에 한화그룹을 올라서게 하고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9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