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교의 대표적 거주지역인 서울 연남동에 가면 중국 산동지방 요리를 근간으로 하는 음식점이 많다. 산동지방에서 주로 잔칫날 먹었던 음식들이다.

그 중 만두전문점을 표방하는 '하하'는 짜장면과 짬뽕이 없는 전형적인 중국 본토 스타일 중국집. 비교적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인 메뉴 구성으로 빠르게 입소문이 퍼졌다.


◇ 염도 낮추고 향신료 줄여 현지화시킨 중국 정통 음식
화교 출신 부부가 운영하는 '하하(哈哈)'는 웃음소리를 표현하는 중국식 의성어다. 방문한 손님들이 웃음과 즐거움을 얻고 가기를 바라는 이지화 대표의 마음이 담겨 있다. 부모로부터 정통 중국식 만두 노하우를 물려받았다는 이 대표.

젊은 시절 중화요리점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2009년 가게를 오픈했다. 처음에는 만두전문점으로 시작했다가 싸고 맛있는 중국의 가정식 요리들을 추가해 지금의 콘셉트를 완성했다고. “중국인에게 만두는 주식이에요. 산동지방의 식당에서는 밥을 주지 않거든요. 다양한 메뉴에 만두를 밥 대신 곁들여 먹는 게 중국인들의 식성이죠.”

'하하'에서 판매하고 있는 음식은 중국인들이 명절이나 잔칫날 먹는 음식으로 생각하면 된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그는 중국 전통의 맛을 강조하는 동시에 한국식으로 변형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향이 강하고 짠 중국 음식의 염도를 낮추고 향신료를 줄여 한국인의 입맛까지 사로잡은 것. 그래서인지 중국인 고객이 40%였던 오픈 초기와 달리 이제는 한국인들이 더 즐겨 찾는다고 한다.

'하하'의 만두는 배추, 부추, 고기, 양배추, 양파가 중심이 된다. 만두 종류는 물만두, 왕만두, 군만두, 찐만두. 특히 군만두는 여느 중국집에서 서비스로 내놓는 군만두와는 다르다.

한쪽만 구워 나오는데 만두피가 일품. 바삭바삭함과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맛이 이중적인 맛이 혀끝을 유혹한다. 또 대나무 들통에 쪄서 나오는 찐만두 역시 쫄깃한 만두피를 베어 물면 진한 육수가 퍼져 감칠맛이 최고다.

이곳에서는 매일 오전 11시부터 3시까지 150인분 정도의 만두를 빚는데, 모든 만두류가 폐점 시간이 되면 모두 동난다.

특히 군만두가 40~50인분 정도 판매돼 판매의 비중이 높은 편. 만두는 테이크아웃도 가능해 전체 매출의 30% 수준을 웃돌고 있다.

◇ 피단두부, 돼지귀무침 등 작은 요리류 단돈 4000원
만두에서 시작된 '하하'의 매력은 중국 코스요리에서 풀어낸 단품요리로 극대화된다. 피단두부, 돼지귀무침, 감자채무침 등 여섯 종류의 작은 요리류가 각각 4000원. 작은요리류는 일종의 미끼 메뉴다.

식자재 비율은 다소 높은 편이지만, 고객이 작은 요리를 주문하면서 다른 요리들도 추가하기 때문에 오히려 객단가가 올라가 매출에 효과적이라고 이 대표는 말한다. 손님 입장에서도 4000원은 부담 없이 호기심을 충족할 수 있는 액수다.

이곳을 찾는 고객이 만두와 함께 주문하는 요리로 가장 큰 인기를 얻는 메뉴는 ‘피단두부’와 ‘돼지귀무침’이다. 연두부에 간장베이스의 소스를 얹고 가쓰오부시를 얹은 후 송화단(오리알)을 곁들인 피단두부는 생각 외로 환상궁합을 자랑한다.

또 쫄깃한 돼지고기와 달달하면서도 짭쪼름한 소스, 채소를 함께 버무린 돼지귀무침 역시 쉽게 흉내 내기 힘든 '하하'의 자랑으로 수시로 손님들의 선택을 받는다.

이 밖에도 4000원 요리는 아니지만, 가지에 튀김옷을 얇게 입힌 후 돼지고기를 넣은 매콤달콤한 소스를 뿌린 ‘가지튀김’의 쫄깃한 식감은 자연스럽게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게 만든다.

모두 식재료의 특성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최대한 잘 활용하는 능력이 탁월한 이 대표의 손에서 탄생한 요리들이다.

'하하'의 고객층은 30~40대 직장인들이 대부분이다. 세 명이 오면 군만두와 함께 피단두부, 돼지귀무침, 요리류로는 가지볶음을 주로 주문하는데 3만원 정도면 소주 한잔 하면서 다양한 음식 즐길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특히 ‘재료를 아끼지 말고 성심성의껏 요리해 푸짐히 내주라’는 이 대표 의 철학 덕택에 가게 앞은 연일 북새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