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김모씨는 신차 구입을 생각 중이다. 연비와 유지비 등을 꼼꼼히 따져본 김씨는 A자동차를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구매대금 일부는 현금으로 나머지는 할부로 결제하기로 한 김씨는 할부를 진행할 금융기관을 알아보기로 했다. 김씨의 고민은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은행과 카드사, 캐피탈 중 어떤 곳이 적당한지 쉽사리 결정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각 회사마다 신용등급에 따라 금리와 부대비용이 달라져 모든 금융사를 비교하기 힘들었던 것.
김씨의 사례처럼 일반인이 자동차를 할부로 구입할 때 금융기관을 선정하는 일은 쉽지 않다. 할부금리가 회사마다 다르고 매번 신용조회를 해야 하기 때문에 번거롭기도 하다. 과연 금융사별 자동차 할부상품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금융사별 자동차 할부에 대해 알아봤다.
자동차금융은 크게 자동차대출과 할부금융, 오토할부서비스로 나뉜다. 이는 캐피탈과 일부 카드사, 일부 은행이 취급하고 있다. 여기에 할부금융업에 진출하지 않은 나머지 카드사들도 일시한도증액을 통한 오토할부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자동차대출은 문자 그대로 대출을 진행해 소비자와 금융사간 양자계약을 하는 것이다. 현재 오토론시장에 진출한 금융사는 은행과 일부 캐피탈이다. 은행 오토론은 연평균 금리가 5% 내외로 타 자동차금융에 비해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것이 장점이다.
9월 기준으로 신한은행 '마이카 대출'의 경우 고정금리는 5.22%, 신규코픽스(6개월) 적용 시 4.42%다. 우리은행이 판매하는 '우리V오토론'은 고정금리(우대금리 적용) 최저 5.25%이며 신규코픽스(6개월) 적용 시 최저 4.42%다. 두 상품 모두 중도상환수수료 부담 없이 자유롭게 상환할 수 있으며 근저당설정비나 연대보증이 없다. 이외 오토론 취급 은행으로는 국민은행, 부산은행 등이 있다.
하지만 은행 오토론은 주로 신용등급 5등급 이상이어야 대출이 가능하고 자동차매매계약서, 보증보험회사의 보증서 발급을 위한 서류 등의 제출이 필요해 편의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캐피탈사가 판매하는 오토론은 신용등급이 7등급 이하라도 대출이 가능하며 은행에 비해 서류제출 부담이 적고 금융회사를 방문하지 않아도 자동차영업점에서 대출계약까지 처리할 수 있다. 그러나 은행보다 높은 금리가 적용되고 대출가능한도가 낮을 경우 차량을 담보로 제공해야 한다.
◆카드사, 할부금융 vs 오토서비스
자동차할부금융은 소비자와 판매자(제조사), 금융회사가 삼자간의 할부금융계약을 체결하는 것이다. 이는 자동차 구입대금을 금융회사가 판매자에게 지급한 후 소비자가 금융회사에 계약기간 동안 원리금을 나눠 상환하는 것을 말한다.
할부금융은 여신전문금융업법상 할부금융업을 등록한 회사만 가능하며 캐피탈사들이 시장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카드사 중에는 신한카드와 삼성카드, 그리고 최근 등록을 마친 롯데카드 등 세 회사에서만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세 회사 중 자동차 할부금융을 취급하는 회사는 신한카드가 유일하다.
삼성카드는 지난 2009년 RCI파이낸셜(르노캐피탈)에 사업을 양도하면서 자동차 할부금융에서 손을 뗐다. 롯데카드도 최근 할부금융업에 진출했지만 자동차 할부금융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계열사인 롯데캐피탈의 사업영역을 침해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할부금융업에 등록돼 있으면 비회원에게도 할부금융 영업을 할 수 있다.
할부금융사의 취급실적 중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84,8%(8조6670억원), 2008년 89.0%(10조3660억원), 2009년 88.7%(6조1564억원), 2010년 88.0%(9조2018억원), 2011년 83.6%(9조2154억원), 2012년 86.2%(8조9193억원) 등으로 나타나 지난 2011년만 제외하고 매년 거의 9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신차 할부금융상품은 오토론에 비해 금리가 높은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최근 제조사 비용 부담으로 무이자 또는 저금리 상품을 캐피탈사와 제휴해 판매하고 있어 오토론보다 금리수준이 낮은 경우도 있다. 캐피탈사들의 할부금융 금리는 올해 6월 기준(36개월, 현금구매비율 10% 기준) 3.8~10.9%다.
이밖에 삼성과 롯데카드를 포함한 나머지 일부 카드사들은 카드를 이용한 오토할부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오토할부서비스는 일반적인 카드 결제와 마찬가지로 카드를 발급받은 회원이 일시적으로 한도를 증액해 자동차를 구매하고 이후 카드사에 할부대금과 수수료를 월납부하는 방식이다. 할부기간에 따라 금리 차이가 있으며 보통 5.3~5.4% 수준이다.
이 서비스는 등급에 따른 금리 차이도 없는 데다 각종 수수료 면제와 대출 기록 등이 남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오토론과 마찬가지로 신용등급 제한이 까다롭다는 한계가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카드 대금연체는 물론이고 현금서비스나 리볼빙 내역이 있다면 이용한도 상향이 쉽지 않다. 심지어 CSS(내부거래이력조회)를 통해 어떤 가맹점을 이용하는지 따져보는 경우도 있다"며 "카드사 입장에서 할부금융이나 오토론에 비해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에 발급기준이나 상환 여력 등을 꼼꼼히 따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TIP] 자동차금융 상품 이용 시 확인사항
◆자동차 구입 시 이용 가능한 금융회사 및 상품종류, 금리 및 수수료 수준 등을 자세히
알아보고 본인에게 가장 적합하고 유리한 금융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신차 금융상품 이용 시 본인이 원하는 차종에 대한 금융상품이 특별 금리우대 행사를 진행 중인지 확인한다. 신차의 경우 자동차제조사(판매사)가 재고정리 및 판매촉진 등을 위해 금융회사와 제휴해 일정기간 동안 특별우대 금리(무이자 또는 저금리)를 제공하는 경우가 있다.
◆자동차할부금융 '맞춤형 비교공시시스템'을 적극 활용한다. 만약 은행이 아닌 캐피탈사 등 여전사를 선택했다면 여신전문금융업협회에서 운영하는 비교공시시스템을 이용하면 된다. 여신전문금융업협회 홈페이지를 방문해 정보를 입력하면 여전사별 이자율 등을 일목요연하게 비교할 수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9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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