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S&P 신기록 행진 속 “버블 아냐”…내년엔 고공행진 힘들 듯

'44번'. 다우지수가 올 들어 추수감사절 전날인 11월27일(이하 현지시간)까지 세운 사상 최고기록 횟수(거래일 기준)다. 다우뿐만 아니다. S&P500지수는 올 들어 27일까지 38번이나 사상 최고기록을 세웠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가 이처럼 연일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감에 따라 뉴욕증시 랠리가 언제까지 이어지고, 또 얼마나 더 상승할지에 전세계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뉴욕증시가 12월에 '산타랠리'로 한해를 마무리할지, 내년에도 이 같은 랠리가 지속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다.


한편에선 사상 최고 랠리에 따른 버블(거품) 논란도 일고 있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지명자와 그린스펀 전 의장, 워런 버핏은 증시 버블이 아니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1990년대 말 '닷컴 버블'과 부동산시장 붕괴, 금융위기의 기억을 끄집어 내면서 버블을 우려하고 있다.
 
◆다우·S&P 신기록 제조기…나스닥도 13년만에 4000돌파

다우지수가 지난 11월21일 사상 첫 1만60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S&P500지수가 22일 사상 처음으로 1800선을 넘어섰다. 다우와 S&P500지수는 올해 신기록 제조기라 불러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연일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올 들어 11월27일까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횟수는 다우는 44번, S&P500지수는 38번에 달한다. 주간 기준으로도 다우와 S&P500지수는 지난 11월22일까지 7주 연속 상승하며 2011년 1월 이후 최장 상승기록을 세웠다.

S&P500지수의 올해 연간 상승률은 현재(11월27일 기준) 26.7%로, 연간 사상 최고상승률을 기록했던 2003년의 26.4%를 벌써 뛰어넘었다. 연말까지 하락하지만 않는다면 연간 사상 최고상승률의 신기록을 세우는 것이다. 다우지수의 올해 연간 상승률도 현재 22.8%에 달한다.

다우와 S&P500지수의 사상 최고행진에 가려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았던 나스닥지수도 지난 11월26일 13년여만에 4000선을 돌파했다. 나스닥지수는 올 들어 11월27일까지 34%나 올랐다.


◆커지는 버블 논란…당국자·석학들 견해는?

뉴욕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행진을 이어감에 따라 거품(버블)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그러나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은 11월27일 미국증시는 거품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또 내년에 미국경제는 2% 이하의 성장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증시에 거품이 형성될 수 있지만 아직 그 단계는 아니며, 아직 거품이라고 염려할 만한 특징이 없다"고 말했다.

그런스펀은 미국의 내년 성장률이 2%가량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내년 경제에 대해서는 우려했다. 그는 2.5~3%의 성장을 전망하는 이코노미스트들은 너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도 증시 버블을 우려하지 않고 있다. 그는 최근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증시는 "과매수(overbought)되지 않았고, 합리적인 수준(a zone of reasonableness)에 속해 있다"고 버블 가능성을 일축했다.

버핏 회장은 또 "주식이 버블 수준에서 팔리고 있지 않다. 당신은 무엇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것인가. 현금이나 채권으로 다변화하길 원하는가. 주식과 비교하면 끔찍한 투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재닛 옐런 연준 의장 지명자는 지난 11월14일 워싱턴D.C에서 열린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양적완화 정책이 자산 버블을 일으킬 것이라는 공화당 의원들의 공세에 대해 "자산 버블 상황을 보지 못했다"며 반박했다. 또 주가는 버블 영역에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옐런 지명자는 "주가는 상당히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지만 (주식수익비율(PER)과 같은) 전통적인 기준에서 보면 주가가 버블에 속하는 영역에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주식시장에서는 버블이 없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반면 월가의 비관론자 마크 파버는 도처에 버블이 형성돼 있으며, 옐런이 차기 연준 의장에 오를 예정이기 때문에 더욱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현지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금융부분과 관련된 모든 곳에서 버블을 보고 있다"며 "채권에도 버블이 있고, 증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버블은 커질 뿐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중앙은행들이 버블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산타랠리 기대하는 월가…내년에는 고공행진 힘들 듯

이처럼 증시 버블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월가는 산타랠리를 기대하고 있다.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있고, 특히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연방준비제도(연준)의 12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내년에는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아 내년 증시는 올해처럼 높은 상승세를 유지하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알리안츠 글로벌인베스터스의 투자전략가인 크리스티나 후버는 "이날 발표된 지표들 중에서 소비자 지표가 가장 중요했는데, 소비심리지수는 소비자가 회복실에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0월의 연방정부 셧다운(부문 업무정지)과 부채상한에 대한 논쟁이 소비심리에 미친 영향은 단기에 그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하지스캐피탈매니지먼트의 대표 겸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에릭 마샬은 "소비심리가 천천히 개선되고 있다"며 "지금 금리를 기준으로 보면 주식은 여전히 매력적이어서 증시가 더 오를 수 있지만 많이 오르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에버뱅크의 수석 시장전략가인 크리스 카프니는 "S&P500이 올해 거의 27%나 올랐기 때문에 증시가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기는 힘들 것"이라며 "차익실현이 일부 나타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모든 투자자들이 연준의 12월 FOMC 결정에 집중하게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