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지인 추천으로 작은 다세대 주택을 매입했어요. 수익률이 좋다는 말을 믿었지요. 그래서 무리해 대출까지 받았는데 지금은 수익은커녕 이자내기도 부담스러워요."
여기저기서 자신의 재테크 실패담이 쏟아졌다. 회사를 그만두고 워킹홀리데이에 다녀온 후 현재 영어강사로 활동하는 최모씨, 국내 대학원에서 MBA과정을 밟으면서 그간 모은 돈을 다 써버렸다는 직장인 류모씨, 대기업에 다니고 있지만 뷰티관련 창업도 틈틈이 준비하고 있다는 윤모씨 등 가지각색의 사람들이 모여 앉았다.
이들은 직업도, 사는 곳도 제각각이지만 모두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2030 여성들이다. 지난달 27일 '쉬즈컴 리치우먼 프로젝트'를 찾았다. 모임은 또래의 여성들이 모여 수다떨듯 자신의 사례를 공유하고 대안을 찾아가는 스터디 형식으로 진행됐다.
◆가계부와 통장 정리는 재테크의 출발
기자가 이들 모임을 찾은 날은 세번째 강의가 열린 날이다. 강의가 시작되기 전 옹기종기 둘러앉은 참석자들은 지난 강의에 대해 토론하고 있었다.
지난주 이천 희망재무설계 대표의 강의를 듣고 당장 통장정리를 했다는 직장인 참석자부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지출통장을 구분하고 금리가 괜찮은 적금통장을 개설했어요. 그동안 월급을 받으면 수시입출금 통장에 넣어놨었거든요. 이자를 받기는커녕 돈이 바닥날 때까지 쓰곤 했지요"라고 말했다. 주변에서 공감한다는 손짓과 웃음이 터져나왔다.
이어 다른 참석자는 "가계부를 쓰기 시작한 이후 연말 약속을 안 잡고 있다"며 울상을 지어보였다. 그는 "매일매일 지출항목을 체크해보니 어디로 돈이 나갔는지 확실히 보이더라고요. 그러니 더 이상 헛된 소비를 하고 싶지 않아졌어요"라고 덧붙였다.
이야기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이번 리치우먼프로젝트를 기획한 임희영 대표도 "지난주 재무설계를 남편과 같이 받았다"며 자신의 일화를 소개했다. 사실 신혼부부인 임 대표도 참석자들과 비슷한 또래다.
임 대표 부부는 빚에 대해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있어 고민이라며 말을 꺼냈다. 두명 중 한명은 '빚을 먼저 갚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다른 한명은 '스트레스를 받으면서까지 상환에 올인하지 말자'는 입장인 것. 그는 "재무설계 당시 이천 대표가 매월 대출상환금을 재테크와 동시에 갚아나가길 권장했지만 생각의 일치가 쉽지 않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토론은 삼십분간 진행됐고 이후 전문가 강의가 시작됐다. 이날은 주식투자 실전전문가 김동규 한국미래경제연구원 대표의 주식 강의가 열렸다. 이날 재능기부자로 참석한 김 대표는 개인투자자지만 2년간 종목 합산 누적수익률 2000%대를 기록한 고수 투자가다.
한시간에 걸친 강의가 끝나자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강의를 듣던 참석자들은 비로소 말을 나누기 시작했다. 끝으로 참석자 중 한명에게 강의 소감을 묻자 그는"지난 강의에 이어 오늘도 느낀 거지만 재테크라는 게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크게 어렵진 않은 것 같아요. 지출을 줄이고 과분하지 않은 투자를 조금씩 한다면 그게 현명한 재테크 아닐까요"라고 말했다. 그의 답변에서 이번 '2030 리치우먼 프로젝트'를 통해 이미 절반 이상 그의 꿈에 다가갔을 것이란 짐작을 해본다.
☞ Interveiw/ 임희영 지식문화콘텐츠그룹 쉬즈컴 대표
"'헛똑똑' 깨닫고 스터디모임 기획했어요"
'2030 리치우먼 프로젝트'를 기획한 임희영 쉬즈컴 대표(34)는 SNS에서 2000명이 넘는 팔로워를 가진 강연계의 소셜 유명인사다. 5년간 홈쇼핑호스트 경력을 계기로 홍보전문가로 활동한 그는 현재 1인기업인 쉬즈컴을 설립해 토크콘서트 등 주로 강연관련 기획을 컨설팅해주고 있다.
이번 리치우먼 기획은 순전히 임 대표의 개인적 관심에서 시작됐다. 그가 결혼 후 재테크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을 때 희망재무설계 이천 대표를 만난 것이 계기가 됐다. 재무상담을 받아 본 후 그는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나름 똑똑하다고 자부하고 살았는데 특히 돈과 관련한 일은 엉망이었다"며 "이 같은 상황이 비단 나만은 아닐 것이란 생각에 스터디모임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모임은 페이스북과 홈페이지에서 참가 신청을 받자마자 순식간에 마감됐다. 처음부터 소규모 스터디를 콘셉트로 기획했기 때문에 10명 내외의 적은 인원을 고수했다.
그는 "소통을 통해 생각을 공유하고 용기를 얻을 수 있는 장이길 바란다"며 "다행히 참석자들의 반응이 좋다. 앞으로 모임을 더욱 확대해 많은 사람들이 재테크를 어려워하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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