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부터 서빙까지 15~20분 정도면 충분해 회전율도 높다. 아침에 육수만 준비해 놓으면 별다른 조리과정도 필요하지 않다. 그저 2~3분간 국수를 끓여내기만 하면 된다. 밑반찬도 맛있는 김치 하나면 된다.
이 때문에1~2명의 인력으로 가게를 충분히 운영할 수 있다. 그러나 한 끼 식사가 아닌 요깃거리라는 편견이 작용, 저녁매출이 부진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 정과 함께 말아먹는 추억의 국수
국수는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예부터 사람들은 장터나 골목 귀퉁이의 가게에 들러 후루룩 국수를 먹고 나왔다. 몇 년 전, 국숫집의 추세가 바뀌었다. 국숫집이 프랜차이즈화, 대형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오래가지 못했다.
▲ 사진제공=월간 외식경영
KF컨설팅 이호풍 대표는 “국숫집이 프랜차이즈화 되면서 대형 점포들이 많이 생겼지만 최근 점차 문을 닫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숫집이 다시 한 번 변화하고 있다. 20여 년 전 장터에서 먹었던 국수처럼 작은 공간에서 가볍게 후르륵 먹을 수 있는 가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서울시 용산구에 있는 '맛있는 잔치국수'는 3000원에 잔치국수, 비빔국수 등을 판매하고 있다.
약 9.92㎡(3평)에 불과하지만 줄서서 먹을 정도로 장사가 잘된다.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언덕위에 국수가게'는 가정식 잔치국수를 3500원의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가장 비싼 메뉴도 5000원이다. 현재 이곳은 저렴한 가격과 높은 상품력으로 동네 주민을 단골로 끌어들였다. 최근에는 미디어에 소개되면서 외부 손님의 유입도 많은 편이다.
◇ 국수, 회전율 높이는 아이템
국수 아이템의 가장 큰 장점은 회전율이 높다는 것이다. 주문부터 고객테이블 서빙까지 약 15~20분 정도면 충분하다. 아침시간 육수만 준비해 놓으면 점심시간엔 소면만 끓여 제공하면 된다. 소면은 면이 가늘기 때문에 끓이는 시간이 단축된다.
서울시 종로구에 있는 '사발'은 얇은 소면을 개별 주문받아 사용한다. 김기현 대표는 “맛 때문에 선택한 가느다란 소면이 끓이는 시간까지 단축해준다”고 설명했다.
별다른 밑반찬도 필요 없다. 김치 하나면 된다. 다만 상품력 높은 김치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신창식외식창업연구소 신창식 소장은 “국숫집에서 국수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김치”라며 “국숫집 성공여부의 일정 부분은 김치의 맛이라고 해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김치는 직접 만들어 서비스하는 것이 좋지만 여의치 않은 경우 상품력 높은 김치를 주문해도 괜찮다.
특히 주방이 작은 국숫집의 경우 비용적인 측면으로 보았을 때 김치를 주문해 서비스하는 것이 경제적이기도 하다. 다만 가격이 조금 더 비싸더라도 제대로 된 김치를 선별, 구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리시간이 짧기에 인력 역시 크게 필요하지 않다. 1~2명의 인력으로도 충분하다. 대표 혼자서 경영하면서 일이 많은 점심시간 아르바이트생 1명만 잠시 고용해 운영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오히려 많은 양을 팔기 위해 많은 인력을 투입하는 것은 낭비다. 이 대표는 “더 많은 국수를 판매하기 위해 인력을 많이 고용하는 업소들이 있다”며 “이는 오히려 인건비만 늘어나 실패 확률이 높다”고 설명한다.
1인이 즐기기에도 부담 없다는 점 역시 강점이다. 신 소장은 “국수는 라면과 같이 혼자 와서 즐겨도 부담 없는 메뉴”라고 전했다. 이러한 이유로 대다수 전문점은 2인용 테이블을 많이 갖춰 놓는다. 일본라면집같이 1인용 테이블을 배치해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간식 개념 인식, 사이드 메뉴로 극복 가능한가
스파게티는 일반적으로 1만원대 이상의 가격을 호가한다. 건장한 남성이 먹기에는 배가 부르지 않을 정도로 양도 적게 나오는 편이다. 하지만 스파게티는 식사개념으로 인식돼 있다.
◇ 간식 개념 인식, 사이드 메뉴로 극복 가능한가
스파게티는 일반적으로 1만원대 이상의 가격을 호가한다. 건장한 남성이 먹기에는 배가 부르지 않을 정도로 양도 적게 나오는 편이다. 하지만 스파게티는 식사개념으로 인식돼 있다.
국수는 스파게티와 다르다. 대다수 사람이 간단히 요기하는 간식거리로 생각한다. 그 때문에 평균 가격이 5000원대 이하고 저녁 매출이 비교적 떨어진다.
대다수 국수전문점은 메뉴의 다양화, 사이드 메뉴 판매 촉진으로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하지만 창업 전문가들은 섣부른 메뉴의 다양화, 사이드 메뉴 판매는 위험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메뉴가 다양해지면 자칫 분식집 형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 소장은 “무작정 메뉴를 다양화하는 것은 위험한 생각으로 대표 메뉴를 안착시킨 후에 제2, 제3 메뉴를 개발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국수와 잘 어울리는 음식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다른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저녁 장사를 위해 사이드 메뉴를 보충하는 것보다는 과감하게 점심 장사에 집중하는 편이 좋다”며 “사이드 메뉴를 넣어 버리면 국수 ‘전문점’의 이미지를 상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일본의 소규모 우동전문점처럼 33.6~66.12㎡(10~20평) 대의 매장을 선택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전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국수전문점은 B급 이하의 상권에서도 충분히 장사할 수 있으며 간식 개념이기에 점심시간이 타 아이템에 비해 긴 편이다.
실제 동네 상권인 '언덕위에 국수가게'는 오후 1시를 넘긴 오후 2시 30분까지 손님이 꾸준히 방문한다. 저녁 장사를 하면 오히려 인건비만 증가한다.
◇ 개성 있는 국수 개발해 차별화해라
국수는 대중성이 있다. 하지만 이 말을 거꾸로 생각해보면 특별한 개성 없이는 묻힐 수 있다는 점을 뜻하기도 한다. 브랜드력이 있지 않은 이상 평범한 국수가게로 전락해버릴 수 있다. 개성 있는 국수를 만들면 된다. 이를 실현한다면 간식개념의 국수를 식사개념으로 돌릴 수도 있다.
◇ 개성 있는 국수 개발해 차별화해라
국수는 대중성이 있다. 하지만 이 말을 거꾸로 생각해보면 특별한 개성 없이는 묻힐 수 있다는 점을 뜻하기도 한다. 브랜드력이 있지 않은 이상 평범한 국수가게로 전락해버릴 수 있다. 개성 있는 국수를 만들면 된다. 이를 실현한다면 간식개념의 국수를 식사개념으로 돌릴 수도 있다.
가장 쉬운 방법은 고명을 차별화하는 것이다. 60대 이후 세대들이 즐겨먹던 국수는 지금처럼 간식의 개념이 아니었다. 잔칫상에 올릴 만큼 ‘요리’의 의미가 있었다. 이를 가능하게 했던 것은 오색으로 된 고명이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시 송파구에 위치한 '장수두부국수'에서는 두부를 고명으로 제공한다. 송은미 대표는 “두부가 포만감을 주기에 식사개념으로 국수를 찾는 손님이 많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하남의 '미사리 밀빛 초계국수'는 닭가슴살을 찢어 고명으로 올려 인기를 끌고 있다.
비빔국수는 양념을 집중적으로 개발한다면 타 국수전문점과 차별화할 수 있다.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장비빔국수'는 식초와 고추장을 넣지 않고 새콤달콤한 양념을 만들어낸다.
양념의 비밀은 장현호 대표가 직접 만든 채소 육수다. 장 대표는 오랜 연구 끝 약 10여가지의 채소를 20일 동안 숙성해 지금의 채소 육수를 개발하게 됐다.
국수는 남녀노소 즐겨하는 아이템이다. 소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으며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어 초보 창업자들이 쉽게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국수는 간식’이라는 인식을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 방법은 다양하다.
고명, 육수, 면발 등 음식으로서 차별화를 꾀할 수도 있으며 가게 콘셉트로 브랜드력을 높일 수도 있다. 다만 여기서 명심해야할 점은 ‘국수전문점’이라는 틀은 끝까지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머니위크 강동완 기자 enterfn@mt.co.kr
머니위크 강동완 기자 enterf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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