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수 STX 회장
STX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제기하고 있는 강덕수 회장(사진)의 배임 혐의에 대해 정면 반박에 나섰다. 채권단은 STX중공업이 STX건설의 불필요한 프로젝트 보증을 섰다며 강 회장을 배임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STX 측은 합리적인 경영상의 경우 배임죄의 고의가 부인될 수 있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4일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따르면 채권단은 STX중공업이 STX건설의 연대보증을 서면서 550억원 규모의 신규자금을 지원하게 됐다. 2009년 12월 STX건설이 추진하던 미군기지의 괌 이전공사 관련 사업이 정체되면서 벌어진 상황이다.


당시 STX건설은 군인공제회로부터 브릿지론 1000억원을 차입했다. 그러나 금융위기로 인해 미군기지 이전계획이 무기한 연기됐고 차입금 상환을 위해 STX중공업이 대출보증을 섰다. 이에 현재 채권단이 STX중공업의 잔여 대출금 550억원을 갚아야 하는 상황으로 번진 것이다.

이에 채권단은 “강 회장이 불필요한 프로젝트 보증을 섰기 때문에 이에 대한 손실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강 회장을 고소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STX중공업에 보내기로 했다.

반면 STX는 “STX중공업이 보증한 행위는 당시 합리적인 경영 판단 내에 속하는 것”이라며 "업무상 배임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강하게 맞서고 있다.


STX에 따르면 당시 STX건설은 재무상태가 양호했기 때문에 채무를 충분히 변제할 능력이 있었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순자산은 650억원, 수주잔고는 2조1000억원, 기업어음은 등급 A3-였다. 여기에 지난해 평가액 910억원이었던 괌 사업부지를 매각하면 채무변제가 충분히 가능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한 STX는 이사회 결의 등 적법한 절차를 준수했고 연대보증 대가로 STX중공업의 보증수수료를 수취했다며 강 회장의 배임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STX 관계자는 “STX중공업 경영진이 당시 가능한 정보를 바탕으로 신중하게 결정했다 하더라도 그 예측이 빗나가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런 경우까지 배임 혐의를 묻는다면 죄형법주의 원칙에 위배될 뿐 아니라 기업가 정신을 위축시키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기업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손실이 크다”며 “따라서 합리적인 경영상 판단으로 인정될 경우 업무상 배임죄의 고의가 부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