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환 노조위원장이 앞으로 구조조정과 관련된 모든 것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천명함에 따라 노조와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상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현재 450명의 구조조정안과 250명을 구조조정하고 급여 20%를 삭감하는 안을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결론이 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업계 안팎에서는 한화증권이 직원들에게 고용계약 변경 내용을 회람시켰고, 회사의 구조조정안이 통과되면 250명 감원과 급여 25% 삭감, 혹은 450명이 정리해고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더불어 노조위원장이 250명 희망퇴직과 20% 급여삭감안에 사전 동의했으나 마지막 도장을 찍지 않고 잠적하는 바람에 결국 450명을 구조조정하는 안이 추진되고 있으며, 다음주에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인원 부족시 정리해고 절차도 추진할 것이라는 설도 나온 상태다.
한화투자증권은 이에 대해 "250명에 20% 급여삭감안을 제시한 상황"이라면서 "노조에서 이 안을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해 협의회를 6~7회 개최한 상황이며 현재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노조위원장의 와병으로 인한 병가설에 대해서는 "병가를 낸 적이 없다"면서 "잠적했다는 소문이 있는데 사실이 아니며 지금도 회사와 협의회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최근 한화투자증권 노동조합 사이트에서 표명한 입장은 사측의 공식 입장과 조금 다르다.
김 위원장은 노동조합 사이트에서 "한화투자증권은 현재 직원 과반수와 조합원 과반수 동의를 받았는데 위원장 개인의 욕심으로 동의를 안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9년 동안 노조위원장으로 재직하면서 수많은 협상을 했지만 이런 협상은 처음 해본다"며 "2개 중에 1개를 선택해야 하고 1개도 정해져 있다. 일방적으로 불리하고 협상의 여지도 없다. 그냥 동의만 하라고 한다"고 밝혔다.
심지어 김 위원장은 "아직 취업규칙 변경에 대한 어떠한 문서도 본적이 없고 회사가 노조에 공식적으로 보내온 문서도 없다"면서 "(회사가) '사인부터하고 문서는 나중에 보라'고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구조조정의 내용에 대해 누구보다도 정확히 알아야 할 노조위원장이 협상과정에서 오고간 개괄적인 내용만 알고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게다가 최근 돌았던 25% 임금 삭감안에 대한 소문이 사실임을 밝혔다.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와의 협상에서 "삭감 폭 25%는 너무 크니 줄여달라, 정 안된다면 일시에 임금 25% 삭감은 너무 충격적이니 단계적으로 적응할 시간을 주고 삭감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힌 것.
그는 "우선 5~10%를 삭감하고 적자 지속 시 추가로 임금을 삭감하는 방법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으나 거절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인원정리에 대해서도 "250명이 너무 많으니 줄여달라. 오해를 받더라도 감원 인원을 파격적으로 줄여주면 임금삭감에서 양보하겠다"고 했으나 협상의 여지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회사에서 요구하는 것은 250명 감원+임금삭감 25%+저성과자관리프로그램과 450명 감원 중에 하나를 택하라는 것"이라며 "임금삭감과 저성과자를 받아들이는 것은 250명 강제퇴직을 받아들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회사가 강제퇴직을 시키겠다고 명확하게 밝혔다"면서 "우선 희망퇴직을 하고 당사자가 순순히 안 나가면 '찍퇴'(강제퇴직)시키겠다고 하는데, 결론은 강제퇴직이며 억울하게 나가야 할 직원들이 너무 많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회사에서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전체 직원의 하위 5%를 대상으로 한 '저성과자관리 프로그램'애 대해서는 "상시적 구조조정 프로그램"이라면서 "일단 제도 도입이 어려울 뿐 도입하게 되면 세부적인 것은 수시로 쉽게 바꿀 수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내가 동의를 하면 퇴직인원(찍퇴)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늘어나게 된다"면서 "(퇴직인원이) 450명에서 250명으로 줄어드는 게 아니라 오히려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더 이상의 협상은 무의미하고 끝없는 소모전일 뿐이라고 생각한다"며 "진행된 협상을 보면 서로 너무 큰 상처만 줬다. 앞으로는 이와 같은 이유로 일체의 모든 것에 대해 법적 대응하고 사법부의 판단을 통해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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