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실적이 부진한 휴림로봇이 김건희 특검의 압수수색도 받아 각종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우려된다. 사진은 2019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에서 휴림로봇이 선보인 6축 수직자관절로봇. /사진=뉴시스
로봇제조 전문기술 업체 '휴림로봇'의 경영 행보에 난항이 예상된다. 계속된 영업적자 속 최근 민중기 특별검사(김건희 특검)팀에 압수수색까지 받아 각종 사업 추진에 제동이 우려된다. 산업용로봇(제조업용로봇), 지능형로봇(서비스로봇)뿐 아니라 스마트 물류산업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악재가 거듭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김건희 특검팀은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하며 이달 초 휴림로봇도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김 여사 계좌관리인으로 불리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지난해 5월26일 김규현 변호사와의 통화에서 2차전지 장비업체인 '이큐셀' 인수를 언급한 것이 드러나서다.


유가증권시장(코스닥)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던 이큐셀은 이씨의 언급 두 달 뒤인 지난해 7월 휴림로봇이 인수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휴림로봇은 단순히 이큐셀 인수 때문에 특검 수사 선상에 오르진 않았다. 특검은 휴림로봇의 전신인 DST로봇이 2017년 삼부토건을 인수해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 재임 시절 삼부토건 최대주주였기 때문에 연관성이 깊다고 본다.

휴림로봇은 2022년 4월 삼부토건 지분을 전량 장내 매도하며 관계를 정리했지만 5년 동안 최대주주로 관계를 맺었던 만큼 휴림로봇의 이큐셀 인수 과정에 이씨가 깊숙히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검 수사로 새 먹거리를 확보해 성장동력을 마련하려던 휴림로봇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휴림로봇은 최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트위니와 손잡고 스마트팩토리 및 물류 자동화 시장 본격에 나서고 있었다. 휴림로봇은 트위니의 자율주행 로봇 운영 솔루션인 'TCS'를 자사의 자율주행 물류 이송 로봇과 연동해 로봇 비즈니스 고도화에 나설 계획이었다.

지난 3월 중국 물류 자동화 기업 EHO Intelligence가 이큐셀과의 협업을 통해 자율이동로봇(AMR)을 활용한 스마트 팩토리 데모라인도 6월말 완성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었다.

부진한 실적도 휴림로봇 극복 과제다. 지난해 1331억원의 매출을 거뒀지만 49억원의 영업손실과 9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최근 3년(2022~2024년) 쌓인 누적 영업손실만 143억원, 누적 순손실만 206억원에 달한다. 올 1분기에는 506억원의 매출과 7억7000만원의 영업이익, 4억80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하반기에도 뚜렷한 실적 반전 요인이 없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머니S는 특검의 압수수색에 대한 공식 입장과 실적 부진 등을 돌파할 앞으로의 사업 전략 등을 묻기 위해 휴림로봇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이밖에 휴림로봇은 새 정부 출범 전후만 해도 정부의 로봇 정책 수혜주로 분류되며 투자 유망 기업으로 언급됐다. 휴림로봇은 지난 6월 한 달 동안 주가가 70% 이상 치솟으며 1주당 3500원에 달했지만 현재는 주가가 꺽여 2700~2800원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