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인 가구가 편의점의 주요 소비층으로 자리 잡으면서 그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편의점 주력 상품의 중심이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 베스트 상품에선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가 7년 연속 1위를 차지한 가운데 각 부분에서 2위 상품들의 거센 도전이 이어지면서 치열한 순위 다툼이 전개되고 있다.

최근 프랜차이즈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1월부터 11월까지의 판매 데이터를 분석하여 2013년을 빛낸 상위 20위 상품과 올해의 판매 동향을 발표했다.


◇ 1인 가구 체제로의 전환 - 대용량 생수, 봉지면 수요 증가
대형마트에서 주로 판매되는 대용량 생수(2L)의 수요가 편의점에서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그 동안 편의점 생수는 500ml 이하 상품들이 주축이었다. 당장 갈증 해소를 목적으로 찾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양이 적고 휴대가 편리한 500ml 이하 상품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인구 통계의 변화가 소비 패턴으로 전이되면서 편의점에서도 대용량 생수 수요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1~2인 가구 구성원 대부분이 맞벌이 부부나 싱글족인 만큼 직접 물을 끓여 먹기 보다는 가까운 편의점에서 가정 식수용으로 2L 생수를 많이 찾고 있는 것이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지난 2011년 대용량 생수 매출 구성비는 43.3%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11월 누적 기준으로 48.0%까지 오르면서 500ml 이하 상품에 거의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도 지난해의 경우 전년 대비 28.9%, 올해도 11월까지 12.4%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편의점 라면 시장도 전통적인 강자였던 용기면이 주춤하고 봉지면이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싱글족의 증가, 경기불황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으로 가격이 용기면에 비해 저렴하고 집에서 간단하게 조리할 수 있는 봉지면이 식사대용품으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비록 편리성 측면에서는 용기면에 미치지 못하지만 가격이 싼 만큼 작은 불편함은 감수하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편의점 봉지면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다.

용기면과 봉지면의 판매 비중은 2010년만 해도 ’73:27’로 용기면이 절대적으로 높았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그 차이가 서서히 줄어들어 올해 11월 현재 약 ‘60:40’까지 그 차이가 좁혀졌다.

매출 성장세도 크다. 봉지면은 2011년 50% 이상 크게 성장한 이후 매년 10% 이상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용기면은 한 자리 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 외에도 맥주 시장에서는 캔맥주의 위세가 더욱 강화되어 지난 2011년 59.5%였던 매출 구성비가 올해는 62.5%까지 올라섰다.

1인 가구 대표 수혜상품인 도시락은 전년 대비 57.7% 매출이 오르며 5년 연속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고 간편조리식, 소용량 반찬 등 HMR(가정간편식) 매출도 19.0% 증가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싱글족의 증가로 1인 가구 상품들의 강세가 지속된 가운데 관련 상품들이 새로운 편의점 대표 품목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 편의점 판매 베스트 20 - 2인자의 거센 반격, 치열한 선두 다툼 예고
편의점 판매 1위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가 거센 도전에 직면했다. 그간 ‘바나나맛 우유’는 2위 상품들과 비교적 여유 있는 격차를 보이며 1위 자리를 지켜왔지만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바나나맛 우유(1위)’와 ‘참이슬(2위)’ 모두 누적 판매량이 1천4백만 개에 육박한 가운데 두 상품 간 차이는 지난 해 약 60만개에서 올해는 3백여 개로 크게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참이슬 등 소주 3종도 세븐일레븐의 상시 가격 인하 상품으로 매년 판매량이 크게 증가한 점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편의점 음료 시장도 순위 다툼이 치열하다.
지난해 판매량 1천만 클럽 가입과 함께 전체 판매 순위 5위에 오르며 음료 시장의 강자로 떠올랐던 에너지음료 ‘핫식스’의 성장세가 꺾인 가운데 박카스, 비타500 등 이른바 전통의 ‘갈색병’ 피로회복음료가 그 자리를 대체했다.

지난 해 음료 시장에서 줄곧 3~4위권에 머물렀던 ‘박카스’는 올해 5월 처음으로 음료 판매 순위 1위에 등극하며 여름 성수기 음료 시장을 주도했다. 전체 판매 순위도 지난 해 11위에서 4위로 수직 상승했고, 판매량 1천만 클럽에도 가입했다.

비수기에 접어든 11월에도 여전히 높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는 ‘박카스’는 전통의 강자 ‘레쓰비(음료 1위)’에 1백만 개 이내로 따라 붙으며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다.

‘비타500’의 선전도 눈부셨다. ‘비타500’은 지난 해 ‘판매 베스트 20’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올해는 13위로 신규 진입했고, 음료 내 순위도 4위까지 올라서는 저력을 발휘했다. 반면 에너지음료의 대표 주자인 ‘핫식스’는 지난 해 전체 5위에서 17위로 12계단 하락하며 순위권 밖으로 밀려날 위기에 처했다.

그 외 스낵 과자에서는 ‘PB 초코별’이 스낵 판매 2위에 오르며 ‘농심 새우깡’과 치열한 선두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해 3월 ’37:63’이었던 초코별과 새우깡의 매출 지수 차이는 11월 현재 ’47:53’까지 좁혀진 상태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1~2인 가구 구성비가 전체에서 절반을 넘어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싱글족, 맞벌이족 등이 편의점 소비 트랜드를 주도하고 있다”며 “내년에도 이러한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편의점 대표 상품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한 상품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머니위크 강동완 기자 enterf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