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나 사업을 다져가는 과정에서 처지가 어려운 이웃까지 신경 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대체로 보면 어느 분야에서나 성공한 사람은 주변도 잘 챙긴다. 더불어 살 줄 아는 사람이 성공도 하는 것 같다.
◇ 절실함을 밑천으로 배운 조리법과 원가의식
이동복 대표가 태어난 곳은 경북 영천. 내륙 오지에 속하는 이 지방의 가난한 농가에서 자랐다. 1980년대 초반이면 그리 배고픈 시절은 아니었다. 그러나 깊은 산골과 농촌에는 아직도 허기의 그늘이 남아있던 시기였다. 그가 서울로 올라온 동인도 배고픔이었다.
◇ 절실함을 밑천으로 배운 조리법과 원가의식
이동복 대표가 태어난 곳은 경북 영천. 내륙 오지에 속하는 이 지방의 가난한 농가에서 자랐다. 1980년대 초반이면 그리 배고픈 시절은 아니었다. 그러나 깊은 산골과 농촌에는 아직도 허기의 그늘이 남아있던 시기였다. 그가 서울로 올라온 동인도 배고픔이었다.
▲ 태백산 이동복 대표 (사진제공=월간 외식경영)
18세, 파릇한 청춘이 시작될 나이에 먹여주고 재워줄 곳을 찾았다. 그래서 들어간 곳이 식당이었다. 처음엔 굶지 않으려고 열심히 일했다. 폭력이 난무하는 주방에서 흔들리지 않고 제 갈 길만 갔다.
새로운 세상에 던져질 때마다 인간은 언제나 자신의 발가벗은 모습이 보인다. 배고픔이 가시자 차츰 주변이 시야에 들어왔다. 주방에는 그보다 많이 배우고 그보다 잘난 사람들로 가득 찼다. 부족함이 하나 둘 보였다. 남들보다 나아져야겠다는 자각을 한다.
칼질 하나, 조리 방법 하나에 정신을 집중했다. 자신의 빈 곳을 알짜배기 실력으로 채워나갔다. 20대 중반에 주방을 책임지는 직분을 맡는다.
어느 날 주방장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에 참석했다. 거기서 그는 일생의 전환기를 맞이한다. 강사의 한 마디가 그의 귀를 번쩍 뜨이게 했다. 대부분의 주방장들이 원가의식 없이 일을 한다는 것이다.
순간 마치 죽비로 한 대 맞은 느낌이 들었다. 이 대표가 가만 생각해보니 정말 그랬다. 그건 사실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후 그는 어느 주방에서나 일을 하면서 원가를 염두에 두었다. 내가 다듬는 채소, 내가 잘라내는 고기의 원가가 얼마고, 수율이 몇 %나 되는지를 습관처럼 가늠해봤다. 대형 외식업체 경영주들 사이에서 차츰 ‘능력 있는 주방장’ 소릴 들었다. 그에게 주방을 맡기면 음식의 질뿐 아니라 원가절감이 눈에 띄게 개선되었기 때문이다.
◇ 경영은 시스템, 그것을 먼저 이해하고 창업
그러는 사이, 국내 굵직한 외식업소 몇 곳의 주방을 책임졌다. 중견 주방장의 길을 걸으면서 차츰 내 사업에 대한 꿈도 키웠다. 그러던 중 제주의 유명한 식당에서 그를 영입했다. 열심히 일했지만 지금까지 와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업소는 점점 경영이 악화되었다. 여기서 그는 주방장 한 사람이 잘 한다고 식당이 잘 되는 게 아님을 배웠다.
◇ 경영은 시스템, 그것을 먼저 이해하고 창업
그러는 사이, 국내 굵직한 외식업소 몇 곳의 주방을 책임졌다. 중견 주방장의 길을 걸으면서 차츰 내 사업에 대한 꿈도 키웠다. 그러던 중 제주의 유명한 식당에서 그를 영입했다. 열심히 일했지만 지금까지 와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업소는 점점 경영이 악화되었다. 여기서 그는 주방장 한 사람이 잘 한다고 식당이 잘 되는 게 아님을 배웠다.
식당도 사업이고 사업체는 모든 부문이 유기적으로 조합된 유기체다. 성공적인 외식업 경영을 위해서는 팀워크가 맞아야 하고 주방 일 외의 다른 부문과 요소들도 잘 돌아가야 한다. 입체적으로 업소를 보는 눈이 필요함을 느꼈고 그러려면 오너 체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진주의 큼직한 식당 주방에 조건부로 들어갔다. 규모는 컸지만 영업이 부진한 곳이었다. 급여는 반만 받는 대신 영업이나 경영에 관여할 수 있도록 했다. 주인의 시각으로 일을 해본다는 것은 또 다른 경험이었다.
2003년 드디어 소망하던 내 점포를 열었다. 자금이 부족해 어렵게 문을 열었다. 부족이 부족한 부분은 실력과 노력으로 메웠다. 그러나 그해 12월에 터진 광우병 파동은 새로 문을 연 신생 고깃집으로서는 큰 시련이었다.
주변 상권지역 내의 예상 고객층을 직접 찾아 나섰다. 여름이면 시원한 음료수를 가지고 다니면서 대접했다. 고기 먹으러 오라는 얘긴 하지 않았다. 결코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그들의 마음을 얻었다.
◇ 예측-실험-검증-실행의 피드백 경영
이 대표는 업무 시간의 대부분을 점포 방문에 쓴다. 한 달에 20곳 이상의 외식업소를 방문하고 벤치마킹한다. 그냥 무작정 다니는 것이 아니다. 그는 말미잘이나 사마귀보다 예리한 촉수를 가지고 있다.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감각이자 일종의 직감이다. 그 촉수로 트렌드를 읽는다. 외식업계와 육류시장에 대한 흐름을 읽고 나름대로 예측을 한다.
◇ 예측-실험-검증-실행의 피드백 경영
이 대표는 업무 시간의 대부분을 점포 방문에 쓴다. 한 달에 20곳 이상의 외식업소를 방문하고 벤치마킹한다. 그냥 무작정 다니는 것이 아니다. 그는 말미잘이나 사마귀보다 예리한 촉수를 가지고 있다.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감각이자 일종의 직감이다. 그 촉수로 트렌드를 읽는다. 외식업계와 육류시장에 대한 흐름을 읽고 나름대로 예측을 한다.
시시각각 예측치가 나오면 그에 따라 식재료, 조리방법, 서비스, 자재 등에 변화가 필요하다. 벤치마킹 대상은 바로 예측한 트렌드에 부합하는 콘셉트의 점포들이다.
벤치마킹한 결과는 최소 단위 요소로 나눈다. 여러 곳의 요소를 비교 대조하고 결합하여 하나의 콘셉트로 발전시킨다. 이것을 지루할 정도로 실험한다. 참숯직화 흑돼지, 갈치속젓, 토하젓 비빔밥 등이 모두 그런 과정을 거쳤다.
실험 끝에 내부 직원과 고객이 모두 합격점을 주면 그때서야 현업에 적용한다. 이런 과정을 거친 메뉴나 시스템은 이 대표는 물론이고 전 조직원이 자신감을 갖게 된다. 고객에게 당당해진다.
그렇다고 이게 끝이 아니다. 시행과정에서 문제점을 도출해내고 문제점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피드백 한다. 피드백을 거쳐 문제 요소가 사라지면 다시 제 궤도에 진입시키는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는 이 대표의 음식에 대한 지식, 구매 소스와 정보력, 숱한 경험이 밑거름이 된다. 또한 오랫동안 함께 팀을 이뤄 손발을 맞춘 직원들과의 팀워크도 한몫 한다.
이 대표의 또 다른 특기는 음식에 가치를 부여하는 일이다. 사실 가까운 시장에 가도 쓸 만한 식재료는 많다. 그러나 이 대표는 해당 식재료의 원산지를 찾아다녔다. 그곳에서 신뢰할 만한 생산자를 수소문해 기어코 직거래를 실현했다.
강원도 곤드레 나물, 나주 토하젓, 제주도 갈치속젓, 여수 갓 등이다.
아무리 좋은 식재료를 확보했다고 해도 대충 써먹는다면 고생 끝에 찾아낸 의미가 없다. 다이아몬드 원석을 깎아내듯 식재료를 명품 음식이나 양념으로 재탄생시킨다. 재료의 장점을 극대화시킨 맛은 손님이 먼저 알아본다. 고객이 인정하고 찾아오는 집은 망할 수가 없다.
◇ 결핍의 콤플렉스, 결핍의 경험도 든든한 자산
“저보고 성공했다는 사람이 있어요. 이젠 좀 놀아가면서 여유도 부리라고 합니다. 하지만 전 ‘어떻게 하면 망하지 않을까’하루하루 고민하며 살고 있을 뿐입니다. 외식업은 한 번 하향세를 타면 다시 만회하기가 어려워요. 주춤하거나 멈추는 순간 끝입니다. 그러니 열심히 하는 수밖에요.”
아무리 좋은 식재료를 확보했다고 해도 대충 써먹는다면 고생 끝에 찾아낸 의미가 없다. 다이아몬드 원석을 깎아내듯 식재료를 명품 음식이나 양념으로 재탄생시킨다. 재료의 장점을 극대화시킨 맛은 손님이 먼저 알아본다. 고객이 인정하고 찾아오는 집은 망할 수가 없다.
◇ 결핍의 콤플렉스, 결핍의 경험도 든든한 자산
“저보고 성공했다는 사람이 있어요. 이젠 좀 놀아가면서 여유도 부리라고 합니다. 하지만 전 ‘어떻게 하면 망하지 않을까’하루하루 고민하며 살고 있을 뿐입니다. 외식업은 한 번 하향세를 타면 다시 만회하기가 어려워요. 주춤하거나 멈추는 순간 끝입니다. 그러니 열심히 하는 수밖에요.”
사람은 누구나 콤플렉스를 가졌다. 남들이 그걸 인식하지 못하거나 무관심하지만 본인은 그걸 대부분 평생 안고 간다. 콤플렉스 자체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다. 그것이 자아를 부정하거나 위축시키기도 하지만 극복의지가 있는 사람에겐 발전의 동력이 된다.
곤(鯤)은 커다란 바람이 일어야 비로소 대붕(大鵬)이 되어 구만리장천을 날아간다. 보통의 새들은 바람이 불면 바람을 피하거나 그 자리에 쪼그려 앉는다. 그러나 날아오르려면 바람을 타야 한다. ‘장자’에 나오는 얘기다. 바람이 불지 않으면 날아오를 수도 없다.
그가 부잣집에서 태어나 배고픔을 모르고 편안하게 공부했다면 오늘날의 <태백산>과 이동복 대표는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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